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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슬 Nov 14. 2021

가느다란 실로



알고 지낸 지는 7-8년쯤 된 것 같고, 얼굴은 네 번 정도 봤나 싶다. 실제로는.

그 친구와는 현실에서 보다는 꿈에서 만나는 일이 훨씬 잦다.


연락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의 생일에, 명절에, 

그리고 이따금씩 그 친구가 나에게 들어보라면서 음악 링크를 보내줄 때..


그 친구를 알고 지낸 기간이 결코 짧지 않지만,

그 시간을 보내오며 내 마음 한 구석에는 늘 그 친구가 조그맣게 자리해왔다.

좋아하는 음악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고, 생일이면 꼭 서로에게 책을 선물해주고, 꽃 선물을 할 줄 알고,

좋아하는 영화의 느낌도 비슷한 그 친구가 왠지 모르게 나의 소울메이트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왠지 모르게 우리가 아주 아주 가느다란 실을 새끼 손가락에 걸고 있는 사이인 것 같다고,

돌고 돌고 돌아서 언젠가는 우리가 꿈에서 처럼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올거라고.

그 친구와의 꿈을 꾸고 난 아침이면 그런 예감이 자꾸만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는 내가 자신을 그런 상대로 느낀다는 걸 전혀 모른다.

다음에 다섯 번째로 그 친구를 볼 날이 오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이 얘기를 해봐야겠다. 

그러면 그 친구는 당황스러워 하기 보다는 재미있어 할 거란 것도 안다.


나와 닮았으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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