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거를 위한 월세마련 정기행동

<매달무사히> 그리고 <홈메이드콘서트>

by 히요

칠산동으로 집을 옮기고, 하나 둘 함께 사는 멤버가 늘어나서 나중엔 5명이 한 집에 오밀조밀 모여살게 되었는데, 월세가 30만원이었다. 대연동에서 10만원의 월세로 부담없이 놀았다면 이번엔 적어도 매월 고정지출 경비가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어울려 지낸 모두가 직장이 있어 매일 출근해야 하는 이는 한명도 없었기에, 3~4명이 나누어서 내는 월세도 부담이 되긴 했다. 돈이 필요하면 뭐다? 이벤트를 만들자! 매달 무사히 넘기자는 심정으로 월세마련 정기행동을 시작했다.


칠산동 역시 평범한 주택 1층을 빌렸기 때문에 상시 오픈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달무사히가 열리는 날만은 누구라도 초대해서 우리가 준비한 이벤트를 소정의 입장료를 받고 함께 즐기고 노는 시간을 가지기로 한 것. 그렇게 집사람들(함께 사는 우리는 서로를 집사람이라 불렀다)과 한 달에 한번 무언가를 도모해보는 것도 재밌었고, 돌아가며 각자의 생일잔치라던가 해보고 싶은 기획으로 매달 월세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보탬이 될 만큼 돈을 벌었고, 그것보다는 모여서 함께 다시 놀다보니 자연스레 생각다방 산책극장 시즌 2가 시작되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곳은 다시 생각다방 산책극장이 되었다. 여자만 5명이 모여 살면서 집주소를 여기저기 알리며 집에서 이벤트를 하다니! 겁이 없기도 했지만 늘상 드나드는 친구들 덕에 무서울 틈이 없었다는 게 진실.


그러다 9월 서울에서 ‘아현동 쓰리룸’이라는 우리랑 비슷한 생각에 비슷한 활동을 하는 친구들과 만나게 되었고, 그들이 집에서 열고 있다는 홈메이드 콘서트 부산 버전을 다방에서 열기로 한 것! 안그래도 매달 기획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는데 공연이라면 우리도 재밌을거고 준비도 간단하니 같이 한번 해보자! 그때부터 소셜다이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고, 히요식당의 경험을 살려 밥도 주고 차도 주고 공연도 보고 술도 마시는 전무후무 <홈메이드 콘서트>시대가 열렸다! 


일곱 번의 공연을 하는 동안 인디 뮤지션을 집으로 초대해 친구들에게 소개했다.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성가시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누구라도 먹을 수 있게 항상 채식으로 준비했고, 매번 새로운 메뉴를 나누는 즐거움도 놓치지 않았다. 또 하나 신경써서 준비한 게 있었는데,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었던 나는 캔버스 하나에 유화물감을 매회 덧 그리면서 티켓 이미지로 썼다(이벤트를 하면 반드시 티켓이나 기념이 될 만한 굿즈를 만드는 취미가 있다). 홈콘을 여는 내내 그림이 바뀌어 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던 경험도 빼놓지 못할

재미 중 하나였다.


부산이라는 결코 작지 않은 도시에서 조용히 스스로의 모습 찾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시간. 익숙해지는 걸까? 어쩐지 두 번째 이별은 처음보다 아주 조금 괜찮은 것 같다.


® 2014년 9월 27일 <기타와 시타르 집밥 콘서트 여행 이야기 부산>

: 찬, 이내, 피터아저씨

® 2014년 10월 25일 <한받, 밥, 밤>

: 자립음악가 한받(야마가타 트윅스터)

® 2014년 11월 22일 <언젠가 그리워하게 될 오늘>

: 한국인(우주히피)

® 2014년 12월 20일 <어느순간 모두의 마음>

: 김목인

® 2015년 1월 24일 <곱고, 깊고, 길게 가자!>

: 노래짓고부르는 이내, 함안통기타가수 조용호

® 2015년 2월 28일 <터미널>

: 이지혜(USD 현대무용단, 게스트-서혜인)

® 2015년 4월 24일 <COME AND GO> : 김일두


혼자하면 참 무력함을 느낄 때가 많은데,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 있다보면
이걸 언제하노 싶은 일들도 해내게 되네요. 신기합니다.
2013.7.20. (박조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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