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살게 해주는 작은 장면들.
알록달록한 목욕탕 천장 아래 누워 바라보다,
엄마와 오래 다니던 비슷한 천장이었던 동네 목욕탕 생각이 났다. 대학생 때까지 줄곧 엄마와 목욕을 주말마다 다녔다. 영원할 줄만 알았기에, 아쉬운 마음 하나 들지 않았다.
이제는 엄마와 아주 먼 거리에 있고,
비슷한 천장이 있는 목욕탕은 주에 한 번 혼자 다녀온다.
엄마의 제주 한달살이 동안,
우리는 주 2회 이상 꼭, 내가 다니는 그곳으로 개운하게 드나들었다. 가장 뜨거운 온탕에 목구멍 전체에 따듯함이 퍼질 때까지 몸을 10여분을 담그고서는 느릿해진 눈동자로 눈빛 교환을 한다. 둘 중 한 사람의 고개 끄덕임에 긴 거리로 만들어진 냉탕으로 발장구를 치러 가기 위해 나란히 몸을 일으킨다. 온몸으로 시원함을 받아내는 순간 우리는 두 눈을 흐릿하게 만들고서 "아-아-좋아"만 외친다. 바가지를 겹쳐 들고 수영을 하다 허벅지에 닭살이 돋기 시작하면 '마지막 한 바퀴다!' 외친다. 이번엔 빠르게 온탕으로 스윽 몸을 빠뜨리면 전율이 온몸에 흐르는 걸 눈을 감고 정성스럽게 느껴준다. 양팔과 다리를 넓게 펼쳐 감각을 활짝 열어내는 우리 둘은 더 크게 '좋-다아-' 소리 낼 수밖에 없지.
엄마의 빈자리를 옆구리에 끼고 또다시 혼자 몸을 담그러 가려니 이렇게 허전할 수가 있냐 말이다. 어떤 때보다 목욕탕에서 보내는 시간이 엄마와 함께 했던 기억들이 가장 많이 떠올려진다. 이래서 영원할 것만 같이 느껴지는 일상들이 가장 소중하나 보다.
목욕탕은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더 자주 가게 된다. 목욕 후 끝내주는 개운함을 느끼면 엄마가 바로 떠올려지는 흐름을 느끼게 되는데, 그 순간 위로가 된달까. 집 냄새로 가득한 이불을 안고 보고 싶은 우리 엄마 곁에서 포근히 자는 것처럼, 깊은 잠이 든다.
오늘의 아침이 열렸다. 하루 내내 마음에 쏙 들게 잘 지낼 것만 같은 이 기분 좋음을 엄마에게 아침 인사로 알려야겠다. "굿모닝 마마! 난 이제 출근, 오늘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