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이집 등원 길의 루틴 중 하나는 하원 후 데이트할 곳과 무엇을 할지 정하는 거다.
아이는 엄마와의 약속을 선생님에게 자랑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하원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면 어찌나 귀여운지.
좀 더 누워있고 싶어 5분만! 하며 픽업 시간을 미룬 게 미안할 따름이다.
낮잠이불을 받는 금요일에, 때마침 반려묘의 사료가 떨어져 동물 병원에 함께 들려야 했다.
약속처럼 또봇 퍼즐을 사러 서점가자는 아이를 설득하여, 동물 병원에 들른 후 집에 들러 이불을 내려놓는데 쌩쌩 부는 바깥바람을 핑계로 아이를 설득 아닌 회유한다.
엄마가 다시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한 아이는 금세 눈앞의 장난감에 흥미를 가지고 노는데
'아차 또 실수했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받고 자란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삶을 더욱 주체적으로 살 수 있기에 '자기 결정력'은 육아에 참 중요한 키워드다.
만 3세인 아이에게 점 차 다양한 결정권을 주고 아이의 권리를 인정하고자 하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있어 부끄럽다
육아는 넘쳐나는 정보들 속에 해야 할 것도 많아 힘들다 하지만, 하나씩 시도해 보는 것이 재밌는 걸 보니 천상 엄마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