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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재원 Jun 21. 2019

레고(Lego)

장난감이 아닌 기업 '레고'는 어떨까?

자그마치 25년 전 취미였던 레고를 다시 시작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비지니스의 시야로 레고를 바라보게 된다는 점.



1. 레고는 Mission이 고스란히 회사명에 들어 있다. 레고라는 이름은 LEg GOdt(잘 놀다)에서 유래되었다.(당연하다 싶지만, 생각보다 아무 개념이 없거나 근시안적인 회사명은 비일비재하다) 레고는 토이 브랜드 가치에서 독보적 1위. 2위인 반다이 남코와 7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2. 레고는 1932년 창립된 덴마크 기업이며 가족 기업이며 1년 영업익은 2~3조 원. (덴마크의 레고를 생각하면 스웨덴의 이케아가 떠오른다. 오랜 시간 핵심 역량을 지키며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 닮았다) 12년 만 있으면 100년 기업이 되니 내가 45살 될 때 뭔가 큰 프로모션이 있겠지?  


3. 레고 최고의 가치는 모든 제품이 호환된다는 것. 이를 통해 '장난감은 철 지나면 버린다'는 상식을 뒤엎었다. 1950년도 제품이 현재 제품과도 호환이 된다. 말이야 쉽지. 레고는 이를 '시스템'이라 부르고 임직원 중 일부는 이를 숭배하기까지 한다.


4. 레고의 정책은 매우 섬세하다. 세계 대전과 비슷한 시기에 노란 색의 캐슬 제품을 출시했는데 캐슬이 회색이 아닌 이유는 아이들이 탱크나 전투기를 만들까봐서라고. (당시 전쟁을 나타내는 장난감에 대한 대대적인 반대 운동이 일어났었고 많은 토이 회사가 타격을 입었다) 레고는 여전히 실제 전쟁과 관련한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다. 중세 전쟁과 스타워즈 등 우주 전쟁만 있지, 전투기와 탱크의 현대 전쟁은 없다.


5. 레고는 평화롭게 꾸준히 성장한 회사 같지만 2번의 큰 위기와 수차례 우여곡절이 있었다. 첫 번째 큰 위기는 특허 만료 이후 약 7개 이상의 카피캣 브랜드들이 반값으로 쏟아져 나온 것. 두 번째는 디지털 게임의 발전. 이런 위기에도 장기적으로 큰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건 8번의 혁신이 있었다: 

- 모든 레고가 호환되는 시스템의 발명 
- 실제 도시에서 볼법한 구조물을 구현한 City 시리즈 
- 프로그래밍으로 작동하는 마인드 스톰 시리즈 
- 레고 시스템과 완벽히 호환되는 사람 모양의 피겨(지금은 익숙하지만 이는 레고 창립으로부터 40년 이후에 발명되었고 레고의 모든 시리즈가 이 피겨 중심으로 변형되었다) 
- 고도의 난이도를 요구하는 테크닉 시리즈(회사측은 예상 못했지만 직장인 세그먼트를 공략하는 제품이 되었다) 
- 바이오니클 시리즈
- 스타워즈 콜라보레이션


6. 마지막 혁신은 다시 본질에의 집중. 2003년도 폐업을 결정할 정도의 심각한 위기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고 이 전문경영인은 다시 레고의 본질이었던 '실제 우리 주변의 구조물들을 모형화하는 것'에 집중, City 시리즈 등을 재창조했고 엄청난 매출 성장을 이뤘다.


7. 레고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참여자 주도형 콘텐츠. 정해진 제품 외에 창의적으로 자유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매력. 이를 통해 어마어마한 바이럴리티를 가지게 된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두 번째 요인은 매니악한 소속감이 아닐까. 보험 회사 직원과 레고 직원 중 누가 더 소속감이 높을지 생각해보면 쉽게 유추해볼 수 있다.



이래저래 레고라는 기업에 대해 살펴보고선 '만약 내가 레고를 경영한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렇다면 난 '레고의 플랫폼화'를 위해 모든 걸 집중하지 않을까.


현재 레고는 회사가 유일한 공급자로서 모든 제품을 디자인하고 릴리즈하는 식의 구조이다. 물론 고객들의 참여를 받는 콘테스트형 웹사이트와 이를 제품화하는 공간이 구축되어 있지만 규모가 미미해보인다. 이에 실제 고객들이 제품을 디자인해 릴리즈하고 그 수익금의 일부를 크리에이티브 수수료로 받을 수 있는 '누구나 레고 디자이너'라는 플랫폼화를 본격적으로 이끌어낸다면 어떨까.


레고 수석 디자이너도 절대 고객의 창작물 퀄리티를 따라갈 순 없다. 공중파가 절대 유투브를 이길 수 없는 것과 같다. 물론 온라인 웹 플랫폼을 통한 따봉 시스템도 거들어야겠지. 레고는 참여자 주도형 콘텐츠이며 별도의 전문성없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기에 새로운 성장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짧은 생각.

(이케아 역시 같은 내용을 투영해봤지만 전문성과 엄격한 체크리스트를 필요로 하기에 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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