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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서 Jan 20. 2017

미국 인사 자격(PHR) 합격!

HelloMan #1

안녕하세요? 

인사 쟁이 조윤서입니다. 

'17년 1월 18일 미국 인사 자격(PHR)에 도전하여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PHR 합격증 사본 (ID / Site No.는 개인정보이니 삭제처리)


'16년 7월 하반기가 시작되던 무더운 여름날 마음먹고 시작한 미국 인사 자격 공부!!!

공부를 시작한 후 HRM과 관련하여 공부해야 할 분량과 그 깊이에 상당히 놀랐고 반 강제적으로 나의 선택에 의구심을 가지며 7개월이라는 나름 긴 시간 동안 주말을 오롯이 반납하고 공부 공부 공부한 결과!!!

'17년 1월 18일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인사쟁이라면 관심 있을 법한 미국 인사 자격(PHR) 시험에 대한 합격수기(?)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




우선 컴퓨터 모니터에서 'PASS'라는 단어를 눈으로 확인한 이후  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기분이 정말 좋았다. 왜냐하면 내 평생 최초의 자격증이기도 하였고, HR 관련하여 내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예술에 관심이 많은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라 하고 싶은 것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우수(?)한 고등학교 성적 덕분에 부모님의 바람으로 법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대학 졸업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였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고시생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신림동 고시촌에서 합격을 위해 4년간 공부하였지만 늘 2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마지막 시험을 준비할 때 새벽 5시 반에 기상하여 '김밥 Heaven'에서 4줄의 김밥을 사서는 새벽 6시 독서실 지하 1층에 있는 철제문으로 되어 있는 스터티 룸에 들어가 밤 12시 퇴실하기를 8개월간 지속하였다. 

시험을 보기 전까지 기본서 10회 독과 문제집 15회 독을 완료하고 시험 전날에는 무려 총 5,000페이지에 이르는 이 모든 책을 단 7시간 만에 보게 되는 접신(接神) 수준의 신기한 능력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Fail'이었고 이것이 내 능력치의 한계이자 운명이라 생각하고 후회 없이 사법시험을 접고 그 해 중견 기업에 입사하였다. 


회사를 다니던 중 사법시험을 같이 준비했던 선배로부터 노무사시험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받았고 마침 회사에서 인사부서로 발령된 터라 노무사 자격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그 당시 사법시험의 내공이 아직 나의 몸에 남은 탓이었던지 '07년 노무사 1차 시험은 생각보다 쉽게 합격하였고 최종 합격 역시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시험 최종 합격의 운명은 나를 피해 가기만 하는지 그 해 2차 시험일에 하필 회사 내 전면 파업과 단체협상 최종 차수가 열리는 바람에 시험장 근처에 발을 들여놓아보지도 못하였고 '08년도에는 4개월 동안의 단체 교섭과 파업으로 전혀 공부를 못한 채 시험장에 들어가 상상의 나래를 펴며 소설 한 편을 쓰고 나왔다. 2년의 시간이 흐른 탓에 또다시 1차를 봐야 했던 '09년 노무사 1차 시험에서 근로기준법과 노사관계법 만점을 받으며 기분 좋게 시작하였으나 내 사주에는 시험 합격 운이 없었던지 데자뷔와 같이 이전과 똑같은 상황이 생겼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낸 이후 난 오로지 HR 업무에 올인하여 자격증에 대한 갈망을 회사에서 해소하였다. 그런데 회사 생활을 하면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을 보니 내가 시험을 준비하느라 보낸 수험시간만큼 어학연수를 하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여 유창한 프리토킹 실력을 구비한 상사, 후배들이 나보다 실무능력은 떨어지지만 조직 내 인정을 받는 상황에 충격을 받았다.  또한 어느덧 아재라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40이 되는 순간 나의 직무 전문성은 인정받았지만 '무자격증'으로는 조직 내 나의 영향력과 성장의 한계도 역시 느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의 직무와 연관 있는 자격증을 찾아보다 '미국 인사 자격(PHR/SPHR)' 대해 알게 되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도전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우선 학원에 등록하기로 하고 검색해 보니 PHR 관련 학원은 멀티캠퍼스 밖에 눈에 띄지 않아 멀티갬퍼스에 기본 강의반을 등록하려고 보니 수강료가 무려 150만 원이었다. 그리고 시험 전 문제풀이반이 60만 원, 시험 접수료만 55만 원!!! 시험 하나 보기 위해 무려 270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선뜻 결정하기 힘들었지만 와이프의 기분 좋은 OK 싸인으로 기본강의를 등록하게 되었고 이로써 7개월간의 치열한 PHR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 인사 자격시험의 커리큘럼은 총 6개의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Unit 1. Business Management & Strategy

Unit 2. Workforce Planning & Employment 

Unit 3. Human Resource Development 

Unit 4. Compensation & Benefit 

Unit 5. Employee & Labor Relations

Unit 6. Risk Management 


공부를 해본 결과 PHR의 난이도는 대략 아래와 같다. 

1. 노무사 2차 시험 과목 중 하나인 인사 관리론 기본서보다 훨씬 그 내용이 깊고 방대하다.

2. 인사 관리론뿐만 아니라 조직행동이론과 조직개발이론도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노무사 2차 시험의 조직행동론보다는 절대적으로 분량은 적으나 실무차원의 접근법은 훨씬 다양하게 기술되어 있다.

3. 전체 내용은 경영대학원 인적자원관리 전공의 석사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미국 자격증 시험제도와 국내 자격증 시험제도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 미국은 실무자들이 어느 정도 자신의 직무에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이후 조직 내 승진이나 자기 개발의 목적으로 자격증을 득하는 데 반해, 한국은 직무 전문성이나 직무 경험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로서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러한 목적을 바탕으로 미국은 자격시험을 보는 이들을 이미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하기에 시험 자격의 전제로 '실무 경험의 최소 년수'를 요구하고 '절대평가'를 한다. 


>> 실제 미국의 자격증 시험제도는 절대평가제로 한국의 상대평가제 자격증 시험제도보다 합격하기 수월한데 이를 두고 한국의 시험제도가 요구하는 역량과 지식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미국의 자격증 시험은 실무의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지식을 판단하는데 비해 한국의 자격증 시험 내용은 기본적인 이론을 평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에 따라 한국 시험과 같이 단순 암기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은 거의 없으며 상황 적합성 문제가 주를 이루고 기본 개념 문제도 상당히 근본적인 부분을 묻거나 실무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다수이다. 


>> 한국처럼 시험 합격 적합성을 추구하는 학원이 전혀 없는 미국에서 미국 인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최소 경영학 인사관리 부문의 학사 수준 이상의 지식과 3년 이상의 실무 경험이 필요로 하고 합격을 위한 최소 공부 소요시간도 대략 1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한국의 노무사 시험은 '노동사건 해결'을 위한 기초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고, 미국의 PHR/SPHR은 HR의 Generalist로서 한 회 사의 HR Team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사경영 지식과 법 지식이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에 따라 HR 실무 경력 7~10년 차에 PHR을 획득한 이는 HR 실무 전문가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 최초의 자격증(운전면허증 제외)을 획득한 것도 아주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번 공부를 통해 나의 HR Planning 역량과 지식을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인사 평가 부문과 인적 자원개발 부문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은 것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명확하기 못하고 헷갈렸던 인사 관련 실무 영어의 기본 개념을 다 정리해버리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영어 실력도 향상되어 일석이조, 일타쌍피의 효과를 얻게 되었다. 


'17년 다음 윈도(Window / 시험 가능 기간: 미국은 한국과 달리 시험을 볼 수 있는 기간(대략 2~3개월) 동안 자신이 응시하는 날짜를 정하여 시험을 치르는 제도)가 5~6월이고, 신청기간이 2~3월까지로 알고 있다. 정확한 일정 확인은 시험 주관기관인 HRCI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아직은 신청 접수 페이지가 오픈되어 있지 않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2월 초에 확인)




PHR 시험 준비의 첫 번째 단계는 교재 구입이다. 나는 학원 수강을 하였기 때문에 수강료에 교재구입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학원 수강을 별도로 하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 교재 구입처를 알려드리지만, 절대 광고성 글은 아니다. 다른 교재 구입처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학원에서 사용하였던 교재 구입처만 알려 드릴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 교재 구입처: HRCP 홈페이지


교재는 기본서로 예상 시험 문제가 없기 때문에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은 인터넷 모의고사를 제공하는 패키지($445)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그럼 PHR 준비를 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들을 몇 가지 알려주고자 한다. 


영어를 어느 정도 잘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교재를 처음 접하면 일단 사용되는 단어 수준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한국에서 일반적인 영어공부만 하였다면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Hapatitis(간염)이라던지 Pathogen(병원체)라던지 Appellate(항소: 소송 단어) 같은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또한 알고 있는 단어라 하여도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가 배운 영어와는 달리 수동태적 표현이 전체에서 대략 60~70%라 문장 자체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교재의 영어 사용 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처음 교재를 접한 사람은 Unit 중 첫 교재의 30%도 읽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실제로 강의 수강 후 우리 스터디 멤버 중 한 분도 중도 포기하였다). 그러나 알다시피 처음이 어려운 법. 매일 10p 정도만이라도 읽는다는 각오로 공부하기 시작하면 3개월 정도면 전체 교재의 1 회독이 가능하다(Unit 전체 총 900p 정도). 1 회독 기간에는 암기보다는 교재 자체의 내용을 개괄적으로 이해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부담이 적다. 


나는 위 사진과 같이 책상 앞 벽에 잘 외워지지 않거나 모르는 단어들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두고 암기하였다(실제로는 훨씬 더 많다는 ^^;;) 


이렇게 1 회독이 끝나면 마음은 뿌듯하나 교재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기억력의 망각곡선을 자첵하며 다시 2 회독을 시작하게 되었다. 2 회독 때에는 교재 내용들이 어떠한 내용인지 머리 속에 차츰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론들의 개념이며 실무적인 프로세스 내용들이 서서히 이해되기 시작할 것이다. 

2 회독부터는 어느 정도 한글 서적을 읽는 기분이 난다. 한 Unit의 교재를 다 읽고 나면 해당 Unit의 인터넷 문제를 풀어본다. 인터넷 모의고사는 출제된 문제가 교재의 어느 페이지에서 출제되었고 답이 되는 근거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어서 읽어 본 교재의 이해를 명확히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문제를 풀어보면 교재 내용 중 봐야 할 부분과 보지 않아도 될 부분을 확인할 수 있어 공부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Tip: 인터넷 모의고사는 Form A와 Form B로 구성되어 있는데, 해당 Form을 계속해서 풀어 볼 수 있다. 스터디 시 Form A를 풀어본 후 복습하려고 다시 해당 Form A 문제를 풀기 위해 페이지를 클릭했는데 같은 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Unit 2의 모의고사 Form A를 풀고 나서 다시 풀어보려 페이지를 클릭하면 문제의 구성이 달라져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인 즉!! 해당 Unit의 모의고사를 반복적으로 풀어봐야 한다는 점이다. 


3 회독 때에는 개념 및 프로세스 정리와 각 미국 노동 관련 법 내용을 비교 정리해야 한다. 어느 법은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어느 법은 1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경우도 있고, 법 적용 사업자가 공공기관에만 적용되고 일반 사업자에게는 적용이 안 되는 등 무턱대고 암기해서는 헷갈리는 부분이 상당하게 있으니 반드시 비교 정리해야 한다. 

한 Unit의 내용을 다 읽고 정리가 되면 2 회독과 마찬가지로 해당 Unit의 인터넷 문제를 풀어본다. 이때는 From A와 From B를 두 번씩 풀어본다(Tip에서 알려준 데로 역시 풀 때마다 새로운 문제로 출제된다).


4 회독 때는 마지막 정리라 생각하고 암기를 위해 중요한 부분을 요약,정리한다. 그리고 하나의 Unit을 끝내고 나면 반드시 인터넷 문제를 다시 푼다. 4 회독 시에는 기존에 풀어본 문제들의 해설을 다시 복습하고, 복습 시 문제의 답뿐만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관련 부분에 대한 개념도 샅샅이 훑어본다는 생각으로 공부해야 한다.


매일 열심히 꾸준히 했다는 가정하에 4 회독을 마무리하면 어느덧 7개월이 흘렀을 것이며, 3~4일 뒤에 시험일임을 깨닫게 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한다. 

마지막 3~4일은 미흡한 부분에 대한 암기와 문제풀이에 집중하면 결국 시험을 치고 'PASS'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형형색색으로 마킹되어 있는 나의 교재





누군가가 보면 그리 대단한 시험이 아닐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저의 부족한 합격 수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 글 중간중간 이렇게 번외 편으로 저의 HR 경험담이라던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Helloman' 소제목으로 앞으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매주 수요일에 좋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조직진단 및 HRM Consultant 조윤서 

joyunseo@naver.com  





                                                                                                              상단 이미지 출처: acefitness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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