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올려라
그런 얘길 들은 적 있어. 죄지은 자들이 앉아서 연극을 보다가 아주 기막히게 표현된 장면에 영혼까지 충격받아 그 즉시 자기들의 못된 소행을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자백했다지. 살인은 혀가 없어도 아주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말을 하는 법이니까. 배우들에게 아버지의 피살과 내용이 비슷한 연극을 숙부 앞에서 공연토록 해야겠다.
놈의 표정을 살피고, 놈의 급소를 찔러보는 거다.
놈이 움찔하면 내 갈길은 정해진 거다.
내가 본 유령은 악마일지도 몰라. 악마에겐 호감 가는 모습으로 위장하는 힘이 있으니.
맞아, 그리고 어쩌면 내가 허약하고 울적한 틈을 타 나를 농락하고 파멸시킬지도 몰라.
악마는 그런 사람들에게 아주 위력적이니까.
더 확실한 증거를 찾아야 해. 왕의 양심을 포획할 수단이 바로 연극이다. P. 120 /꿈결클래식
내가 고른 2막의 명대사이다. 이는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을 분명히 알게 했다. 연극을 올려라, 내가 본 세상을 보여주리라, 누군가는 분노할 것이고, 누군가는 부끄러워할 것이며 누군가는 슬퍼하거나 위로받을 글은 그저 지금을 똑바로 보여주는 것이다.
<글을 쓰는 목적>
유령과 악마
신과 귀신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악함이 뒤섞인 세계
쓰는이여,
거울을 닦아 나를 보게 하라
미치광이의 노래인지
억울한 넋을 위로하는 노래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