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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Dec 13. 2020

난 내가 재능만 있었다면 다른 걸 했을 거야

29살, 재능 많은 내 친구는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혹시 카카오 브런치 알아?


친구의 허락을 구하고 올리는 글



내겐 똑똑하고 글을 잘 쓰는 친구가 있다. 얼마 전 그 친구가 썼던 글을 보고 '브런치'를 추천해줬다.


나 : 혹시 카카오 브런치  알아? 네가 평소에 글 자주 쓰던데 딱 어울릴 것 같아서!


친구 : 브런치 알지. 나 브런치에 글도 3개 써놨는데 아직 작가 신청은 한 번도 안 해봤어


나 : 아 진짜 왜?


친구 :  떨어질까 봐!


나 : 나는 사실 3번 도전해서 어제 작가 신청 통과됐어


친구 : 오 축하해! 브런치 작가들은 다 엄청 전문가들 같던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직 작가 신청하려면 뭐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잘 몰라.


이 대화를 하다가 문득 몇 달 전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난 내가 재능만 있었다면 웹툰 작가를 했을 거야."


그 친구는 29살이고 20대 초중반부터 계속 일을 해와서 경제적으로 매우 안정된 친구이다. 또 능력도 많고 다양한 경험도 접해서 늘 대단하다고 생각하던 친구였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웹툰 작가의 재능은 어느 정도 필요하고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  29살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잠시 쉬어가는 건 안 되는 걸까? 혹은 본업을 하며 남는 시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투자해보는 건?


사실 나는 지금 이 친구보다 크게 뛰어난 건 없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 행복감을 알려주고 싶었고 친구는 나와의 대화를 마친 후 다음 주 '브런치 작가 신청'을 클릭해 보기로 했다.




물론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이 쉽게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기엔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길다.

나의 엄마는 58세로 지금 엑셀 공부를 하고 있다.

나의 아빠는 61세로 유튜브를 준비 중이다.


지금껏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는 중에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좋아하는 곳에 들리고 좋아하는 풍경을 보면서 가도 우리에겐 생각보다 주어진 시간이 많다.


매일매일 우리의 하루 예상할 수 없기에 겁나지만, 그만큼 어떤 하루가 될지 설렘이 함께 하기에 더 소중하지 않을까.


그 하루하루를 조금 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시작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눈 앞에 보이는 거대한 벽이 사실 내가 넘어야 할 벽이 아니라 내가 만든 벽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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