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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Dec 16. 2022

부부 사이, 월급과 지출 공개 괜찮을까?

부부 사이 돈 관리 (1) : 꼼꼼함이 예민함이 되지 않도록


부부 사이, 돈 관리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서로의 소득과 지출을 공개하는 건 조심스럽지만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는 연애 때는 공개하지 않았고, 부부가 되면서 공개했다. 내가 큰 틀은 관리하지만 둘 다 돈 관리에 책임감을 가지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구글 드라이브로 엑셀 시트를 공유고, 프레드시트 어플을 이용해 핸드폰으로도 편하게 볼 수 있다. 월급 외에도 각자 비정기적인 여러 부수입이 있었기에 더욱 하나로 관리하는 편이 효율적이었다. 이때, 구글시트에는 한 번에 볼 수 있게 나 혼자 월말 정리를 하는 편이고, 매일매일 지출을 바로 적는 건 '공유 가계부 어플'을 이용했다. 식비와 쇼핑, 약속 등 어떤 부분에 지출이 많은지 비교하며 보기 편리하다.


그리고 아무리 부부가 한 팀이어도 결국 두 명의 사람이기에 각자가 자유롭게 소비(친구들 약속, 취미, 쇼핑, 게임 등)할 수 있는 자유로운 용돈도 구분했다. 이때 자유로운 용돈은 동일한 금액을 정해 지출내역을 공유 가계부 어플을 통해 적는다. 하지만 서로의 용돈 내역에 대해 관여하거나 잔소리를 하며 터치하지 않는다. 자유롭지 않은 용돈은 자칫 비상금이나 거짓말로 이어질 수 있으니, 그냥 본인의 지출내역을 적으며 스스로 자신의 용돈을 관리할 뿐이다.


또한 각자의 소득과 지출을 합쳐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했는데, 그중 가장 도움이 됐던 건 공동목표를 세우는 것이었다.


장기적 목표 - "우리 소유의 집을 사는 것"

중장기적 목표 - "내년에 해외여행 가는 것"

단기적 목표 - "필요한 물품 구매(노트북 거치대, 접이식 의자 등)"


돈을 아끼며 관리하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쓰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세우자 쓸데없는 소비를 조금씩 줄일 수 있었다.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근본적인 해결을 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의지가 부족했다. 왜냐하면 '지나친 합리화'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이 쇼핑은 꼭 필요해서 하는 거야"

"지금 엄청 세일하는 거라 꼭 사야 돼"

"이건 힐링이니까 내 멘 관리를 위해 필요해"


합리화가 쌓여갈수록 통장잔고는 무너져 내렸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튼튼히 짓기로 했다. 다시 목표를 세워 방향을 바꾼다는 건, 지난 일을 모두 부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껏 열심히 해왔지만 더 나은 방향을 위해 핸들을 꺾는 것뿐이니 미련을 가지거나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새롭게 바꾼 방향은 이렇다.


먼저 각자의 소득(고정수입, 비정기적 부수입)과 지출(고정지출, 변동지출)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그리고 추후 생겨나는 거짓된 합리화를 막기 위해, 지금부터 '돈'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 충분한 소통을 이어 나갔다.


"자기는 돈 모으는 거랑 쓰는 거에서 어떤 게 제일 중요해? 나는 우리가 돈을 아끼고 모아도, 평소에 먹고 싶은 건 가끔씩 먹고 놀러 갈 수 있을 때는 놀러 가면서 추억도 많이 쌓고 싶어~ 대신 몸에 안 좋은 간식이나 과자, 음료수 등을 최대한 줄여 보자! 우리가 은근 편의점을 자주 가더라!"


나는 내 의견을 먼저 얘기하며 남편의 의견도 물어보았다.


"응, 나는 한 명이 돈 다 받고 혼자 관리하면 나중에 '이거 어디에 썼길래 돈이 부족해', '여기에는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썼어?' 이러면서 싸우거나 서로 의심하거나 그럴 수 있으니까 각자 돈 분담해서 나누되, 서로 어디에 썼는지는 알게끔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나는 남편의 의견에 적극 동의하며 말했다.


"맞아. 그리고 혼자 다 관리하면 그 관리하는 한 명이 너무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아. 그리고 우리 돈 관리는 마치 회사처럼 둘 다 서로 책임감 가지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래야 서로 잘 못 보는 점도 봐주고 더 도움 되는 방향으로 빨리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둘 다 열심히 돈 관리해보자!"


우리는 서로의 가치관을 충분히 들어주고 타협했다. 그리고 현재 쓰고 있는 지출과 소득을 보며 조금씩 각자가 분담할 부분을 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리 나눈 금액 안에서 최대한 지출을 해결하되, 혹시 모를 비상사태(병원, 사고, 결혼식 등)가 생겨날 수 있으니 경조사 등에 쓸 수 있는 공동 비상금 통장을 따로 만들어 일정 금액씩 모으기로 했다. 이 통장에는 매달 지출 후 남은 돈도 입금한다.






[남편]

고정수입

비정기적 부수입


주요 담당하는 지출

기타 담당하는 지출

개인 용돈

정기적 적금

비정기적 투자

 비상금 통장


[나]

고정수입

비정기적 부수입


주요 담당하는 지출

기타 담당하는 지출

개인 용돈

정기적 적금

비정기적 투자

 비상금 통장


체계적으로 분담하니 각자가 맡은 부분에 더욱 책임감이 생겼고, 각 분야별 금액을 정하니 조금 더 현명하게 소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평소 지출이 꽤 많았던 음료수와 과자를 줄이고, 그 대신 조금 더 필요한 물품을 사며 지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내 의견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점이 있다. 바로 돈을 아끼고 모으면서 쓰고 싶을 때는 쓰자는 것. 이러한 모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출뿐만이 아니라 소득에 집중했다.

(부부 사이, 돈 관리 조율방법 2탄은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kkkbb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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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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