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던 그때가
"까톡! 까톡!"
참으로 설레는 알림음이다. 누가 보낸걸까. 무슨 이야기일까. 결혼 후 일에 찌들어 연락이고 나발이고 씻고 잠들기에 바쁜 지금. 나와는 그다지 상관 관계가 없는 알림음이다. 사실 알림음도 무음이다.
대학 시절 새벽에 잠들기 전까지 시시콜콜 농담 따먹기했던 동기들 대화방, 봄꽃놀이 다녀온 엄마의 사진과 동생의 푸념이 있던 가족 대화방 그리고 지금은 아내가 된 연인과의 대화방. 연신 울려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고요함이 익숙하다. 적막이 흐른다.
"뭐해?", "What are you doing now?" 지금 생각해보면 별 말 같지도 않은 소리로 대화를 시작하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시덥지 않은 인사말로 이야기를 이어가기가 어렵게 되었다. 내가 가벼워보일까봐,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두렵기도 하고, 스스로가 신경쓰는 것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고. 겁쟁이가 되었다. 이상한 사람이 되기는 싫다.
그러다보니 점점 고독하고 외롭다. 아.. 생각해보니 시간이 없어서 이렇게 된 것 같다. 누구를 만나 떠들 여유가 없으니, 연락을 "잘 지내?"로 시작하여 "잘 지내!" 로 끝맺는 그런 대화, 뻔한 대화는 시작을 안 하게 된다. 괜히 "시간나면 보자", "술 한잔 해야지" 같은 거짓 약속은 잡고 싶지 않다. 미약하나마 상대방과 나 사이에 남아있는 신뢰마저 무너뜨리기는 싫다.
그럼 나는 왜 시간이 없을까?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은 왜 벌까? 행복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행복해지기 위해 내 시간 없이 사는 걸까? 그럼 행복이란 무엇일까. 의문이 돌고 돈다. 돈 생각 안 하고 시간 많던 그때가 그립고 그때의 기억이 머릿속에 멤돈다. 그때의 기억이 행복하다. 그때의 기억이 행복일까. 오늘은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까톡! 까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