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rich는 타조를 뜻한다. 그러나 사전을 참고하면 Ostrich는 두 가지의 뜻을 담고 있는데, 타조 말고 다른 하나는 현실도피 주의자(*문제를 외면하려 드는 사람)이다. 보통은 행동 재무학에서 투자 시 부정적 의견을 듣고도 인정하지 않거나 위험성을 무시하려 하는 경향을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는 보통 타조가 궁지에 몰렸을 적에 모래에 머리를 파묻고 위험을 피한 것 마냥 가만히 있는 모습을 빗댄 것이다.
이는 초보 사업가이든 노련한 사업가이든 발표가 익숙지 않다면 참고해 볼 만한 노하우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면접을 앞두고 있는 취준생이 자신을 표현하는 입장에서 혹은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담당자가 고객들 앞에서 혹은 조별 과제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질의응답을 맞이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해당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공통점은 그 질문이 상대방으로부터 의문이나 의심이 드는 공격적 성향의 질문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이때 사람들은 몇 가지의 반응이 나타나는데 첫 번째 유형은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제(*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이나 행위)를 발휘하여 자신이 내뱉은 말이 상대방으로부터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대답을 한다. 두 번째 유형은 자신도 같이 공격적으로 대응한다. 즉, 상대방이 의문을 제기하여도 공감하고 재확인하려는 절차보다는'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이 어리석은 것'이라는 태도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는 유형이다.
이는 블러핑(*도박에서 자신의 패가 꽝이어도 오히려 더 강한 베팅을 함으로써 상대의 심리적 교란을 이야기한다.) 전략과는 살짝 차이가 있다. 굳이 차이를 들자면 영업 전략에서 예를 들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제품(혹은 서비스) 제안서를 받아 본 잠재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물어볼 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당당하게 준비되어 있다고 하여 계약을 유도하는 것은 블러핑 전략이 될 것이고, (*때론 작은 회사들은 그렇게 첫 오더를 따고 시작을 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예로 그 때부터 밤을 지새워 무려 납품기한 2시간 전에 지방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납품을 완료한 사례도 보았다.) 고객이 제안서를 통해 민감한 질문을 해온다면 살짝 상관없는 말로 어물쩡 넘어가려 하는 것은 타조 효과(기피)라 볼 수 있겠다.
지금 당신이 정부과제나 수주를 따기 위한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장에 들어섰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이는 투자자 앞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최종 면접장이 될 것이나 이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발표자가 경험한 것을 듣는 심사자가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격(의심)적인 질문이 나오는 것은 대단히 당연한 것이다. 대부분 마인드 컨트롤이 부족한 사람들은 '지금 이 사업(상황)에 전문가는 나인데, 당신들은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질문을 하냐'라는 생각으로 목청을 높이거나 어물쩡 넘기려는 행동을 보인다면 가차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보다 더 최악인 것은 상대방이 듣고도 '그렇구나'하고 넘어가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당신에게 관심도가 거의 제로에 가깝거나 '알지 못하지만 그냥 알겠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회피와 기피 같은 타조 효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립적인 자세를 준비하여야 한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렇게 시작한다. '대단히 좋은 말씀입니다만' '정확하십니다만'과 같이 상대를 먼저 감싸주고서 '사업을 해보니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처럼 객관적 정보 형태로 제시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상대를 할 말 없게 만드는 전략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은 그들이 전문가로서 심사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을 감싸주고, 위상을 드높여주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임을 명심하자.) 따라서 잘못된 정보로 질문과 대답을 요구하거나 알고 있는 답변이라도 때론 일부러 입을 열지 말자. 그리고 '정말 좋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틀렸을 수도 있기 때문에 꼭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 심사위원님께 개인적으로 정보를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로 마무리 짓자.
나 또한 직장인이 되기 위해 숫한 기업 면접을 경험 했고, 사업가로써 수 십 번의 투자, 사업화, 과제, 성과보고, 경쟁 제안 등의 발표를 경험했었다. 이러한 PT에 대한 승률은 꽤 높은 편이기 때문에 경험상 확신하는 노하우이며, 가끔은 대회나 창업학과 수업의 외부심사자로써 역할을 하기도 하기에 경험적 근거가 되어주리라 사료된다. 따라서 '싸우려 드는 발표자'나 '엉뚱한 대답과 장황한 대답으로 도망가려는 발표자'를 기피하게 되는 점을 참고하자. 양쪽 모두에겐 시간이 한정돼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내가 집중 조명되는 모든 발표 자리'에 해당된다. 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당사자들은 자신의 부정적 의견이나 지적을 회피하기 위해 방어를 하고, 그 방어는 또 다른 공격 포인트를 야기시킨다. 그러나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 인사청문회를 참고해보자. 끊질기게 물어지는 사실관계와 질의에 대해 항상 이렇게 상대를 수긍하고 들어간다. '그 말씀이 옳습니다. 미안합니다. 다만, 고의가 아님을 밝힙니다.' '의원님께서 방금 지적해주신 사실관계는 옳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주신다면 잘못이라 생각되는 부분을 제 입장에서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변명 같습니다만 조심스럽게 답변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저도 제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질의를 한 의원님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스스로 방어기제를 발휘해 자신을 통제하려 한다면 오히려 심사위원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심사장의 분위기에 압도되었다고 해서 큰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할 것이 아니라 듣는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발표를 한다면 당신은 그들의 전략에 동조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타조를 비웃지 말라. 타조가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는 진짜 이유는 뜨거운 날씨 탓에 체온을 유지하고자 땅속에 목을 내밀고 쉬는 습성일 뿐이다. 편견의 타조는 무의식적으로 당신이 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