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을 똑같이 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독서의 계절. 책 읽으면 좋긴 한데 읽고 얼마 지나고 나면 금새 책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걸 책 안읽는 이유(변명?)로 들기도 하죠. 어차피 읽어도 금새 잊어버릴 걸 왜 굳이 읽냐구요. 마치 등산 싫어하는 사람들이 어차피 내려올 거 왜 오르냐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메모를 합니다. 책을 읽고서 좋아하는 구절이나 혹은 떠오른 생각들을 어딘가에 옮겨 적어 두고, 나중에 그 메모만 찾아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책 내용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메모를 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 뇌의 작업기억(working memory)을 작동시켜 그러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오랜 동안 기억에 남게 만들기도 한다죠.
하지만 메모를 하고 노트를 만드는데는 시간이 꽤 듭니다. 메모가 좋다는 건 알지만 시간 대비 효과가 별로 없다 여기는 사람들은 그냥 책에 줄 긋고 여백에 메모를 적는 방식으로 대체하기도 하죠. 책 만큼 다양한 것이 책을 읽는, 그리고 읽은 책을 소화시키고 정리하는 방법인듯 싶은데요.
여기 한 가지 재밌는 방법이 있어 소개합니다. 일본의 한 독서가 PHA(필명)란 사람이 자신의 책 <결국, 공부는 지식을 정리하는 기술>에 소개한 독서법인데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책을 재미와 중요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누고 각각 단계별로 다르게 취급(?)하는 방법입니다.
조금 부연하면 이렇습니다.
별로 재미가 없는 책.
따로 감상을 적거나 메모를 하지 않음. 읽었다는 사실만 기록.
재밌는 부분이 몇 군데 있을 때.
그 부분만 인용해서 메모. 나중에 다시 읽어볼 때도 인용 부분만 다시 읽음.
책이 전반적으로 재밌어서 몇 군데만 메모하기엔 부족할 때.
책의 내용을 내 나름대로 정리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나만 보는 곳에 올림. (책에서 저자는 블로그를 2개 운영하는데, 나만 보는 개인 블로그와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일반 블로그. 이 중 개인 블로그를 독서 메모 전용 블로그로 사용)
엄지를 추켜올릴 만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
블로그나 트위터(SNS)에 책을 소개!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심지어 책을 구하는 방법도 중요도에 따라 달리 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책을 다 사서 볼 것이 아니라 중요한 책들만 사서 보고 나머지는 빌리거나 중고서점을 이용한다구요.
뭐 굳이 이렇게 까지 엄밀하게 나눌 필요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암튼 책을 재미와 중요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중요한 책에만 좀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인듯 싶어 맘에 들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천권씩 새 책이 쏟아지는 요즘 같은 세상에 얼마나 많이 읽느냐 만큼 하나라도 좋은 책을 골라 제대로 읽는 것도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