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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Jan 12. 2018

역량 면접 평가 요소는 '말+행동'

  역량 면접이란 과거의 경험이나 현재(면접 현장)에서 보이는 행동과 말을 통하여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면접 기법을 말한다. 면접관들은 의사소통 능력, 문제 해결 능력, 자기 관리 및 개발 능력, 대인 관계 능력, 정보 능력, 조직 이해 능력 등 다양한 직무 역량을 평가할 때 이런 역량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역량 면접을 도입, 실시하고 있다. 

 역량 면접은 역량에 초점을 두고 개발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조화된 질문을 바탕으로 면접자의 특별한 행동 특성과 반응을 파악하여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역량 면접은 그룹 토론, 인성 면접, 프레젠테이션 등 그 툴이 다양하며, 면접자를 주눅 들게 하는 기존의 압박 면접과 다소 차이가 있다. 사실 꼬리에 꼬리는 무는 압박 면접도 역량 면접의 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면접관과 면접자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지지 않고, 갑과 을의 관계처럼 경직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면접자의 내재된 역량 파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로 인해 요즘은 압박 면접이 채용 전형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압박 면접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면접자가 압박을 받은 상황에서 보이는 행동 특성, 즉 안정감을 잃고 심하게 떨거나 화난 표정을 짓지 않는지 등을 통해서 면접자의 특별한 행동을 살필 수가 있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도 문제 해결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잘 발휘하는지 체크할 수 있어서 그 나름의 쓰임새를 가지고 계속 유지될 것이다.     

 이에 비해 역량 면접은 편안한 분위기, 편안한 말투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면접관과 면접자가 갑과 을이 아니라 을과 을의 관계인 것이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지금까지 지내 오면서 연극반 회장을 할 때 구성원들의 갈등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고 적어 놓았는데, 그때 당신의 기분은 어떠했습니까? 문제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장본인을 어떻게 설득했습니까? 그를 비난한 적은 없습니까? 그를 퇴단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까? 분노는 어떻게 참았나요? 등으로 질문이 이어진다. 

 역량 면접에서 말하는 역량이란 일반적인 의미의 역량과 달리 지원하는 회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가리킨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인 의사소통 능력, 수리능력, 문제 해결 능력, 자기 관리 및 개발 능력, 기술 능력, 대인 관계 능력, 정보 능력, 조직 이해 능력 등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면접관들은 이런 역량들을 면접자들의 답변 내용과 표정, 행동까지 세심히 관찰하여 평가하게 된다. 

 이러한 역량 면접 기법이 인재 선발에 좋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다. 일반 면접은 면접관과 면접자의 인원 구성이 다대다로 이루어져 20~30분 정도 소요되지만, 역량 면접은 2~3명의 면접관이 1명 혹은 다수의 면접자를 상대하여 면접이 이루어지는데 보통 40~50분 정도 걸린다. 이처럼 역량 면접은 기존 면접에 비하여 몇 배나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점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다.     

 역량 면접은 평가자의 주관적인 가치나 감정에 영향을 받기보다 심리학적 견지에서 만들어지고 표준화된 행동 레벨로 역량을 측정하는데, 지원하는 회사의 직무와의 연계성이 강하다. 

 기존 면접에서는 “경험이 없는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면접관이 질문을 던지면 면접자는 “도전 정신과 열정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하는 식의 단답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역량 면접은 “경험이 없는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라고 과거의 구체적인 경험과 행동을 이끌어 내면서 그때의 감정과 생각, 판단력, 사용한 언어와 습관, 인간관계 등을 고루 측정한다. 이처럼 역량 면접은 꼬리를 물고 진행되므로 자칫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거짓말로 대응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역량 평가는 이렇게 면접자의 ‘말’과 ‘행동’을 평가하는데, 최근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면접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다. 면접관들은 1박2일 동안 면접자들의 행동을 철저하게 관찰한다. 면접에 동원되는 방법은 인성 면접, 그룹 토론, 프레젠테이션 등 단골 메뉴 외에도 스포츠, 등산, 술자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된다. 

 1박2일간 면접을 시행하는 회사의 경우 기존 직원들에게 역량 평가사 교육을 시켜 2인 1조로 자신들이 맡은 면접자들의 행동을 일일이 관찰해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면접에서 말(답변)의 요소보다 행동 요소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자신을 다듬어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량 면접을 적용하고 있는 회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역량 면접을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CJ, SK, 두산, 현대차, 롯데,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등이며 한국전력 등 공기업들과 신한은행, 외환은행 등 각 시중은행들이 이 방식을 부분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면접 시간을 1박2일로 늘리면서 직무 역량 면접을 실시 중이다. 삼성그룹의 역량 면접 도입은 우리나라 채용 문화를 선도하는 영향력으로 말미암아 공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과 비용, 또 평가 전문가의 확보 등 여러 제약 때문에 본격적인 역량 면접의 시행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역량 면접의 형식과 기법 등 그 비중을 이전보다 상당 부분 높여 가게 될 것은 확실하다.  

 정부는 각 공기업을 대상으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으로 기사 시험 등을 출제하고, 면접도 직무 능력 기반의 역량 평가를 수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130여 개 공기업들도 NCS 기반으로 시험 문제 출제 및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히고 있다. 차츰 일반 대기업들도 점차 NCS 기반으로 채용 기준을 전환해 갈 것이라 여겨진다. 

 직무 능력 중심으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역량 평가, 역량 면접 방식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중요시하는 대인 관계 능력과 LG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대인 관계 능력은 다르다. 서로 기업 문화가 다르고, 인간의 가치에 대한 평가 요소도 다르기 때문이다. 또 나름의 가중치를 두고 있는 직무 역량도 회사마다 레벨이나 온도 차가 있을 것으므로 한결같지는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면접을 하기 전에 관계회사가 분류하고 있는 직무와 직무 성격, 인재상 등 기업 문화와 비전 등에 대하여 기본적인 사항을 파악하고 대응 논리를 갖추는 것이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c5CiRAdwL71kXb0gxtE_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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