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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Jan 12. 2018

역량 면접 시뮬레이션

(예시1) ------------------------------------------------------------


 면접관: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면접자: 저는 자기희생, 즉 먼저 더 많은 땀을 흘릴 줄 아는 성격이 강점입니다. 이익과 손해부터 따지는 얇은 계산속으로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면접관: 자기희생으로써 팀을 활성화하거나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한 경험 사례를 예로 들어 보세요. 

면접자: 신문방송학 수업에서 자유과제로 학교 신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45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밤샘 촬영을 해야 했는데, 취재원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인터뷰에 응해 주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그들을 따라다니며 촬영을 하는 한편 조판 작업과 교정을 돕고, 자발적으로 심부름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새벽 3시 작업이 끝난 후 현장 인터뷰에 응해 주었습니다. 

면접관: 그 과정에서 당신이 주도적으로 한 역할은 무엇입니까?

면접자: 저는 낮은 자세로 땀을 흘리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땀의 힘’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취재원들을 돕자는 의견을 내어 관철시켰고, 결국은 정해진 시간 안에 다큐멘터리 제작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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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역량 면접은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이 면접관과 면접자 사이에 질문과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만약 여기서 면접자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을 얼렁뚱땅 대답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꾸며서 이야기하려 한다면, 두 고개도 넘지 않아서 바닥이 드러나고 말 것이다. 면접관은 면접자의 답변에 대하여 굳이 언어가 아니라 표정만으로도 그 진실성을 파악할 수 있는 노련미가 있다. 면접자가 역량 면접을 가장 잘 준비하는 방법은 자기가 걸어온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그 경험이 품고 있는 가치를 세세히 찾아내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잘 모르는 문제를 접하였을 경우에는 솔직히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명한 대응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면접관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해 보세요.”라고 질문을 했다고 해 보자. 답변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면접자가 “저는 평탄하게 살아온 편이어서 아직 그렇게 힘든 경험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면 면접관이 심한 비호감은 갖지 않을 것이다. 물론 면접자의 답변 태도나 목소리 톤 등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면접관은 기본적으로 ‘솔직한 지원자’라는 인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적당히 얼버무리려 하거나,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꾸며서 말을 하다가 중간에 일관성을 잃어버리게 되면 대부분 면접관은 면접자에 대하여 비호감 이미지를 가질 것은 뻔한 일이다. 

 ‘솔직함’이라는 차선책을 선택하였을 경우, 그 다음 질문에 대하여 경쟁력을 갖춘 좋은 답변으로 평가를 회복할 수 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되었을 때는 평가에 대한 회복 기회가 상실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역량 면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한 번 더 살펴보자.     


(예시2)---------------------------------------------------------

면접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성취를 이룬 경험에 대하여 말해 보세요. 

면접자: 저는 대학을 다니면서 같은 곳에서 3년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였는데, 그것이 가장 큰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그것이 성취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면접자: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알바를 하면서도 학점 관리를 잘 하였고, 영어 실력도 여기까지 올 수 있을 정도로 키웠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성실하고 진실했기 때문에 사장님이 저를 좋게 평가했고,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비즈니스 역량과 인내심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에 큰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당신이 한 아르바이트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면접자: 학교 근처 중국집에서 서빙을 하였습니다. 저는 늘 웃으면서 인사를 잘 하였고, 손님이 오면 재빠르게 다가가 물을 갖다 주고, 음식을 먹는 중간에도 혹시 부족한 것이 없느냐고 묻고, 손님이 가고 나면 곧바로 테이블을 청소해 다음 손님을 받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사장님도 저를 좋아하시고, 고객들도 좋아하여 저는 중국집 명물로 인정받았습니다. 

면접관: 그것이 당신의 직무에 어떤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까?

면접자: 공장에서 완벽한 품질의 제품이 생산되기 위해서는 생산의 전체 프로세스가 물 흐르듯 흘러야 합니다. 저는 그중에서 설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설비가 잘 관리되어야 생산의 흐름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설비관리를 잘 하려면 시각, 청각 등 오감을 동원하여 설비의 컨디션을 살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설비관리자는 성실한 관찰자, 설비에 정통한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충실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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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 지원자들은 중국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로 서빙을 한 경험에 대해서는 가볍게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난센스이다. 아르바이트를 아무런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하였다면 물론 별 것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서빙을 더 빨리 할까, 어떻게 해야 고객들의 만족도가 더 높아질까 등 바로 그 현장에서 나름대로 개선책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였다면, 그 자체가 혁신(마인드) 역량이요, 서비스 리더십이요, 성취 지향이요, 열정이요, 고객 지향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굳이 일의 종류를 따질 필요 없이, 어떤 일이라도 나 자신이 어떤 자세로 임하였느냐에 따라 다양한 역량 요소가 투입될 수 있다. 청소 작업에도 혁신 마인드가 필요하고, 복사를 하는 작업에도 성취 역량이 투입될 수 있다. 

 면접관들은 아직 20대 중·후반에 불과한 젊은이들에게서 남달리 대단한 경험을 했으리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차별화하라는 것인가. 같은 일을 하더라도 혁신 마인드, 열정, 창의적 사고 등을 동원하여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우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면접관들이 바라는 것은 일이나 경험 종류 자체의 차별화가 아니라 그 일에 임하는 취업 지원자들의 태도가 얼마나 차별화 되었느냐, 그것을 성찰해 내는 통찰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인생에서 수많은 역량들을 일일이 다 경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하나의 일이나 경험에 한 가지 역량만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역량들이 골고루 녹아들어가 성취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문제의 해결책도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이라 하더라도 올바른 태도로 임하고, 그 경험에 대한 냉철한 통찰 능력을 발휘할 때, 생각보다 쉽게 역량 면접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c5CiRAdwL71kXb0gxtE_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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