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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Jan 12. 2018

자신의 장단점에 대하여 말해 보세요

“자신의 장단점에 대하여 말해 보세요.”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c5CiRAdwL71kXb0gxtE_Nw

“자신의 장단점에 대하여 말해 보세요.”   

 

기업들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거의 예외 없이 장점과 단점을 제시하라고 한다. 달리 적당한 항목이 없어 그냥 요구해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기업 조직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전체적인 조화와 통일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두 사람이 ‘삑사리’를 내게 되면 전체를 망쳐 버린다. 기업의 팀 조직도 한두 사람이 게으름, 과욕, 혹은 거짓말을 일삼는다면 조직 전체가 활력을 잃고 위기에 봉착하게 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하여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장점과 단점을 자세히 알고 싶어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면접자들은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 보다는 테크니컬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단점을 쓰라고 하는데 장점을 가지고 표현 형식만 단점처럼 바꾸어 얼버무리거나, 자신의 본성이나 기질과는 상관없이 보다 좋아 보이는 덕목들을 인터넷 등에서 찾아 장점을 베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점과 단점은 고정된 덕목이 아니다. 어느 것이 더 좋고 어느 것이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장점과 단점은 같은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맡은 직무 성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거나 적용되는 수가 있다. R&D 부서에서는 단점에 가까운 성격이 영업에서는 장점이 되고, 반대로 영업에서 단점이 R&D 부서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덕목이 얼마든지 있다.

 사람의 지위나 역할에 따라 달리 적용되기도 한다. 한 예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통의 정서로 수다는 바람직한 덕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오죽하면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있을까. 그러나 침묵의 가치는 사람마다 시대마다 달라진다. 한 집안의 며느리가 무게를 잡는답시고 침묵을 즐긴다면 시부모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어느 정도의 수다는 집안을 활력있게 만드는 소통의 양념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시아버지가 수다스러우면 처신이 없다는 핀잔을 들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원리는 기업 조직 안에서 지위나 역할에 따라서 비슷하게 적용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직무를 올바로 이해하면서 자신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따져 봤으면 좋겠다.

    

장단점에 대한 오해와 이해 -  

   

장점을 단점처럼 포장하지 마라. 면접관은 그런 ‘잔꾀’를 싫어한다. 단점을 말하라고 하는데, 장점을 단점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럴 때 면접관은 공감은커녕 압박 면접을 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본성과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좋아 보이는 것을 인터넷 등에서 찾아 장점으로 내세우는 베끼기 사례가 허다하다. 단점이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면접관은 고개를 끄덕인다.

장단점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같은 성격일지라도 직무 성격에 따라 적용과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장점을 가지고 단점처럼 포장하는 ‘잔꾀 NO’   

 

 면접관이 단점을 물어볼 때 면접자들은 솔직하게 말하는 경우가 드물다. 장점이 단점인 것처럼 포장하는 잔꾀를 부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러나 면접관은 그런 얄팍한 잔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예시1) 잔꾀형

면접관: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해 보세요.

면접자: 저의 단점은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물건을 하나 정리할 때도 일직선으로 세워야 하고, 정리 정돈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으며, 항상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 부담으로 저는 일을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피로를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면접자들 사이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은 단점의 대명사처럼 도용된다. 수많은 면접자들이 공통적으로 써먹는 식상한 콘셉트인 셈이다. 면접관들이 이렇게 말하는 면접자들의 답변을 액면 그대로 믿어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너무 흔한 트릭이기 때문에 짜증나고, 어쩌면 앞에서 좋은 답변으로 따 놓은 점수까지 감점을 당할지도 모른다. 장점은 장점처럼, 단점은 단점처럼 표현할 때 최소한 솔직 담백하다는 이미지라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장점을 가지고 단점이라고 뒤틀어 표현한 (예시1)의 내용을 바로잡아 표현해 보자.     

-> “저는 완벽을 추구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물건을 하나 정리할 때도 일직선으로 세우고, 항상 주변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피로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업 현장의 정리 정돈이나 매일 마무리를 깔끔하게 한 후 다음 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곳에서는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장점을 장점으로 표현하였을 때 오히려 자연스럽다. 장점을 단점으로 위장하는 것은 일종의 트릭으로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뿐이다.     


인터넷에서 베끼면 면접관이 먼저 안다.     

 장단점을 쓰라고 하는데 자신의 행동이나 습관, 기질 안에서 찾으려 하지 않고 인터넷을 뒤적거리는 사람들이 숱하게 많다. 이처럼 베껴 쓴 장단점은 다른 사람도 또 비슷하게 베낄 것이기 때문에 차별화가 어렵다. 리얼리티도 없고, 진실성을 전달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사람은 모든 면에서 서로 다르다. 모습이 다르고, 장점이 다르며, 단점도 다르다. 그런데 취업 지원자들이 제시하는 장점은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다. 도전 정신이 강하다, 열정적이다, 매사에 긍정적이다, 리덥십이 강하다 등으로 모아지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이 비슷비슷할 수 있을까?

다음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단점 사례이다.                         


면접관: 자신의 장점에 대하여 말해 보세요.

면접자: 저의 장점은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2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 3명과 함께 해남 땅끝마을에서 임진각까지 도보 행군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행군 첫날부터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열흘이 지나도 계속 이어져 줄기차게 세찬 비가 내렸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도중에 그만 두자고 하였으나…


 이렇게 뻔한 장점, 뻔한 얘기에는 신선함이 없다. 빛바랜 스토리는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가 되어 버리고, 공감이 스며들 여지가 없다.

 이 사례에서는 자신만의 장점을 제대로 설명해 내지 못하고 있다. 장점에서 선명함이 느껴지지 않는데다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다.”는 표현 방식도 너무 진부하다. 이런 식상함은 면접자에게 끈기가 강한 장점이 있는지, 여기에 소개된 사건이 진실인지 아닌지조차 판단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진실을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리얼리티만한 것이 없다. 리얼리티란 구체적인 사실이 뒷받침될 때 살아난다. 또 장점의 덕목도 구분을 세분화화는 디테일 전략을 펼 때 차별화될 수 있고, 전달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일례로 리더십을 말할 때 경청의 리더십, 겸손의 리더십, 서비스 리더십, 참모형 리더십, 주도형 리더십 등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다. 진정하게 자기만의 것으로 갈래를 세분화하여 명확하게 제시할 때 면접관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예시2) 리얼리티형    

면접관: 자신의 장점과 단점에 대하여 말해 보세요.

면접자: 저는 팀을 위해 묵묵히 준비하고 봉사하는 참모형 리더십이 강점입니다. 4명의 팀원과 함께 3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10개월간 종합 설계작품을 만들었는데,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에 부닺쳐 중단 위기에 처하였습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지도교수님을 못살게 굴고 보름감 밤샘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개발에 가속도를 붙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점과 달리 중대한 문제 앞에서 결단을 망설이는 경향이 있어 저로 하여금 앞에서 끌어가는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못하게 하는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장점을 세분화할 때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으며, 말할 거리도 훨씬 풍부해진다. 이 사례는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리얼리티 효과, 디테일 전략으로 식상함을 피하면서도 진실의 전달을 강화하고 있다.     

   

 참고로, 같은 성격도 직무에 따라 장단점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활동성이 강한 성격이 영업직에서는 아주 좋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연구 개발직에서는 적절치 않을 수 있다. 연구 개발직에서는 오직 한 가지에만 몰입하는 성격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아닐 수 있다. 창의력이나 실험 정신이 강한 것은 일반적으로 장점으로 해석되지만, 장시간 매뉴얼을 잘 지켜야 하는 기관사나, 법 조항에 따라 형량을 결정해야 하는 법관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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