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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Dec 14. 2018

겁나 화끈한 취업

 

졸업 시즌이다. 빛나는 졸업장이건만 졸업장 받기를 부끄러워하는 미취업 졸업 예정자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에겐 졸업장이 백수 자격증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여행을 할 수 있다면,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그 때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보면 뭐라고 할 것 같습니까?”    

 이 질문을 받은 미취업 여대생들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거나 조용히 운다. 그것도 첫 상담시간에. 외로이 입사지원서와 씨름하는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눈물로 흐르는 것임을 잘 알기에 불필요한 위로는 하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기다려준다. 되풀이 되는 ‘다음 기회에’라는 기약 없는 문자에 억울했을 것이고, 빛과 같은 탈락 소식에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쳤으리라. 

  “끝이 보이질 않아요, 이길 자신도 없고요.”

 학습된 무기력에 사로잡혀 피폐해진 미취업 여대생들의 공통된 푸념이다. 

끊임없이 결핍 증세를 보이며, 입사지원서를 쓰는 시간 외에 토익·오픽·자격증 공부를 하여 부족하지 않은 스펙을 취득했음에도 면접 보러 오라는 데가 한 곳도 없었다는 모 여대생은 조용히 성형수술을 감행했다. 취업에 성공했기를 바랄 뿐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잘 할 거야. 힘내자. 사랑해.’라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많다. 그들은 잠들기 전에도 자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오늘도 수고 했어.’라고 격려한다. 떨어진 자존감을 살리기 위한 몸부림이다. 

 ‘아침’이 두렵다던 취업 준비생이 ‘아침 출근’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나주기를 기원한다. 

 대학 졸업장을 받는 순간 백수가 되는 현실이지만, 기업들의 채용 패턴을 분석하면 희망은 있다. 

 경력직 같은 신입직 인재(old rookie)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확대하여 채용 후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곳저곳에 입사원서를 넣는 문어발식 지원전략은 효과가 적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기업을 몇 개 선택해 그 기업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철저하게 학습하고 맞춤식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는 목표형 취업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마다 변화되거나 독자적인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무별로 다르게 면접 전형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현장 체험을 통해 마인드를 평가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에 따라서 취업준비생들은 본인이 지원하려고 하는 회사가 어떤 면접 절차를 통해 인재를 선발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정보를 모으며 맞춤형 입사전략을 세우는 것이, 높은 취업문턱을 넘을 수 있는 현명한 취업전략이 될 수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화끈하게 패배를 인정하면서 변화를 시도해 보자. 변화가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떨어진 자기소개서를 붙잡고 있으면 또 떨어진다. 회사 이름만 가리면 어디든 지원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는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자. 기업들도 채용 전략에 변화를 시도하는데, 입사 지원하는 취업준비생이 뭔 배짱으로 자기소개서를 복사해서 쓰는지 궁금하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게 귀찮아서 내가 추천해준 기업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공대생이 있었다. 갈 곳이 있는 친구였기에 강요하지 않았다. 같이 화끈하게 웃었을 뿐이다. 

 2월에 졸업하는 미취업 졸업생들이여,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당당하게 졸업장을 받아라. 큰 그릇이 되기 위한 시간이 주어졌으니, 후일 겁나 화끈하게 취업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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