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람기]
처음엔 진짜 몰랐다
별 생각없이 본 영화였는데 물론 내 20대의 사랑 씨네큐브와 상을 엄청나게 받은 26년 기대작이라는 말에 혹했다- 그리고 우선 포스터가 너무 예뻤다
게다가게다가, 오늘은 문화예술의 날로 영화비가 7,000원이라는 게 더 혹했다
나중에 주인공인 윌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였다는 게 넘나 충격적인 것-
와인을 마시며 자리를 잡고 찾아보니, 어머나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햄릿이 그의 아들이였고, 그 아들을 위한 헌정 소설을 작성했으며
그 소설의 뒷이야기가 이 영화의 Theme이였다는 것을 지금 찾아보고야 알았다
어쩐지 양쪽 아저씨 사이에 웅크려 보게 되어 좀 찝찝했는데,
왼쪽 아저씨가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너무 흐느끼며 울어서 대체 이건 뭔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갱년기 + BigFan 이셨다보다
두 배우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연기도 어쩜 그렇게 잘하는지,
가죽공방의 아들로 태어난 윌은 돈도 안 되는 공부를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멸시를 받다가
아버지가 진 빚 대신 아녜스의 동생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치러 갔다가 '숲속의 마녀'라는 별명을 가진 아녜스에게 한눈에 반해버리고 만다
둘이 얼마나 첫 만남부터 타오르는지, 첫 씬부터 사고를 칠 줄 알았는데
둘은 집안의 반대를 비웃듯 아이먼저 가지고 결혼을 하게 된다
아녜스의 동생이 왜 굳이 아무것도 없는 저런 빈털털이랑 결혼하냐고 하는 말에 비웃듯,
아녜스는 '윌은 대단한 사람이야 그는 멋있는 사람이야'라며 말하는데 뭔가 나의 결혼생활이
내가 우리 남편에게 너무 막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반성을 좀 하게 되었다
(어제도 남편에게 한푸닥거리 했음)
숲속의 마녀라는 별명답게, 아녜스는 생과사를 넘나드는 마녀처럼 미래를 보는 마법을 가졌다
그녀의 임종을 두 아이가 본다는 말 답게, 세 아이 중 예상치 못한 햄릿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똘똘하고 또 용감한 햄릿이 떠난 자리, 어떻게 채워넣어야 할지 몰라 불화를 겪던 두 사람은
윌리엄이 만든 햄릿을 통해 다시 한번 햄릿을 보내주고, 화해를 하게 된다
아녜스 역을 맡은 배우는 결혼 전 싱그러울 때의 모습과 아이를 낳고 잃었을 때 나이가 들고 마음이 상한 그 모습 모두 너무나 어쩌면 열연을 잘하는지, 아이가 있는 사람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평소에도 아이들 뒤통수만 봐도 너무 예뻐서, 덴마크에 갔을 때 찰랑이는 남자아이들 뒷통수를 몰래 찍었는데 죽고 난 뒤 이승에서 서성이는 햄릿의 뒷모습만 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 내 옆에 앉은 아저씨의 엉엉 우는 소리에 쏙 눈물이 들어갔다
연극을 보는 느낌이랄까
두 배우의 호흡은 너무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집에 가서 아이에게 '엄마 손 꼭 잡고 길 건너야 한다'고 알려줄 참이다
그리고 세월호로 아이를 잃은 부모가 얼마나 평생 아이를 가슴에 묻고 살지
10%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서없는 오늘의 영화감상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