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90년대 초 아날로그
이태리와 프랑스 국경지점에 가장 큰 도시 Genoa에 도착하니 새삼 이태리가 90년대 한국과 비슷하다는 점을 느꼈다. 부산에 자갈치 시장을 다녀온 느낌이랄까? 정신없이 바빠서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생계를 위해 빨리빨리 우왕좌왕!
주차를 하려는데 주차권 기계가 망가졌다. 그렇다고 하늘에 별따기 같은 주차자리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엔 너무 지쳐 있는 상태. 뒤에 서 인내심 있게
기다리던 영국 아저씨도 같이 고민을 하고 있는데, 지나기던 친절한 이태리 아저씨가 띠라오라며 손짓을 하신다. 기계 작동 오류가 자주 있는지 조그만 구멍가게로 안내해주시더니 거기서 주차권을 살 수 있다고 안내해주신다. 오래전 한국의 담배 가게 같은 곳에 가니 중년의 이태리 아줌마가 카운터에서 분주히 사람들을 도와주신다.
이태리어는 가끔 내 귀에 부산 사투리처럼 투박. 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주차권을 8시까지만 하면 된다고 하시는데 3시부터니 각 시간대마다 요금이 틀려 주차권만 5장이다. 웃음이 나온다. 이태리에 왔나 보다 하는 실감이 든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이 아주머니는 억측스럽게
똑같은 자리에서 일을 하시러 나오셨다. 왠지 우리들의 어머니들이 생각이 났다. 안면이 있다고 반갑게 아침부터 주차권을 꿇어 주시고 “ God bless you” 하시며 따뜻하게 위로를 해 주신다.
호스텔을 일부러 예약해서 지내기로 했다. 유럽의 호스텔 문화는 많이 빌전해 있다. 의외로 깨끗하고 시설이 일반 호텔보다 나을 때도 있다. 숙박객에게 저렴하게 아침을 제공하고, 부엌도 잘 정도 되어 있어 여려 명이 같이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저녁에는 테라스나 바에 가면 전 세계에서 온 각양각색의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재미도 있다.
런던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이곳으로 와서 강아지를 일주일씩 봐준다는 여자분이 강아지 이름이 미아라고 한다. 그 이름은 우리 큰딸의 미들네임이고 어릴 때 엄마가 나를 부르던 호칭이어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