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Freedom to move freely

승무원들의 다양한 경험

난 스페인으로 이사를 가는 게 꿈이다. 그럼 회사를 그만둘 거냐고 묻는다. 왜? 지금 당장 아프리카로 이사를가도 난 일을 그만두지 않을것이다.

승무원들은 해외 항공사도 공항세를 내기만 하면 얼마든지 비행기를 탈수 있다. 자국비행기는 모두 공짜다. 친구는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로 출퇴근을 한다. 일반직장인들의 출퇴근과 다르다. 두세 달에 한 번씩 비행을 하러 오면 된다.

캐나다, 멕시코, 파리, 코스타리카에서 출퇴근하는 친구들, 스페인에서 출퇴근하는 커플, 벨기에에서 출퇴근하다가 은퇴한 친구도 있다.

이렇게 승무원은 “Freedom to move freely.” 말 그대로 이동의 자유가 있다. 어디든 언제든 마음먹으면 갈 수 있는 자유가 승무원들에게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휴가기간 때에는 일부러 비행을 몰아서 할 때가 있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집에 오면 유니폼을 씻고 다시 그대로 여행가방에 넣고 다음날 나간다. 호텔 회전문같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내 집이지만, 며칠간 여행가방하나에 의존할 때도 있다.

나의 짐가방에는 똑같은 잠옷, 체육복 그리고 드레스 한벌이 들어있다.  아마도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똑같은 옷차림을 볼 것이다.  일종의 나의 루틴이다. 그루틴을  잃어버리면 뭔가를 꼭 잊어버린다.

승무원들에게는 Jinx 징크스도 많다. 어떤 행동이나 금기어를 무의식 중에 했을 때 다른 승무원들에게 질타를 받는다.

어느 날 난 금기어를 입밖에 내고 말았다. 그 순간 몇 분지 나지 않아 거짓말 같이 이상한 일이 생겼다.

대학생 여자가 화장실을 간다고 돌아서는데 발이 꼬이면서 혼자 쓰러졌다. 순간 머리를 바닥에 박고 창피한지 금새 일어나 괜찮다며 화장실 쪽으로 가는데, 그녀의 금발사이로  붉은 피가 쏟아져 내리는 것이다.  아차! 금기어!  다행히 그녀는 응급조치를 받고 목적지에 잘 도착했다.

그 금기어는 밝히지 않겠다. 우리의 Jinx이다.

승무원들은 공감대가 쉽게 형성된다. 다른 외국인 항공사 비행기를 이용할 때도 형제자매같이 잘 보살펴주고 대접을 해준다.  긴 여행이라도 가면 그런 배려가 많은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 승무원 직업의 최고 장점은 다양성이다.  종교, 국적, 성별 그리고 언어등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할 때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생긴다. 난 항상 그들에게서 생활의 활력을 얻게 된다.  다른 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나에겐 큰 재산이다.

스페인은 지금 당장 가지 않아도 제자리에 있을것이다

“Freedom to move free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