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돼?
Por Que No?”
조금 특별한 저녁을 먹고 싶어 주변을 탐색하다가 숙소 근처에 리뷰가 꽤나 괜찮은 카페를 찾았다. 식당 이름도 조금은 재미도 있고 작은 공간이 주는 친밀감도 있을 것 같다.
공간이 아주 좁다. 입구에서 한 발짝 가면 바로 카운터에 있는 케시어를 바로 볼 수 있고, 아슬아슬한 계단이 입구옆에 있는데, 다락방을 올라가는 곳에 아마도 세 테이블이 있는 것 같다
운이 좋게 바에 앉게 되었다. 주방에 세프가 3명이다. 한 사람은 서빙을 하고, 한사람은 불 앞에서 열심히 뭔가를 굽고, 다른 한 사람은 열심히 나머지 접시 세팅을 하고 있다. 꽤나 동선이 좁고 효율적이다. 홀에서 서빙을 하는 젊은 여자는 대학생같기도 하다. 워낙에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들다.
카운터에서 바를 담당하며 손님들을 맞이하는 한 남자가 아주 또렷한 영어 발음으로 인사를 한다. 현지인 같은데 말투가 미국인이다. 옆자리에 앉은 유로 발음을 하는 한 남자가 바에 합석을 한다. 워낙에 좁은 공간이니 이건 그냥 다들 친구들이 소꿉놀이 하듯 옹기종기 모여 앉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낯선 사람들과 대화의 물꼬리가 터진다.
처음엔 어디서 왔어요, 뭐가 맛있는지, 안티구아에는 뭐 하러 왔는지, 대충 그렇게 대화가 시작이 되었다.
재미난 건, 이태리 남자는 사실 보스턴에 있다가 다시 뉴욕 근처에서 사는 미국에서 온 사람이다. 바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마빈은 동부 뉴저지에서 살 던 과테말라 부모님 밑에서 자란 미국인이다. 그리고 나의 친구도 동부 보스턴에서 사는 사람이다. 낯선 나라에서 우연히 동네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마빈은 동부에서 일자리를 딱히 구하지못해 친척의 추천으로 안티구아에서 식당일을 도아주고 있단다. 교통체증도 심하고 안티구아에서 과테말라 공항까지는 한 시간 거리여서 공항 픽업이 걱정스러워 물어보니 마빈은 직접 픽업을 한다고 한다. 하루 종일 식당에서 일하는 것보다 공한 한번 픽업해 주면 두 배의 돈을 번다고 한다.
다음날 한 번 더 식당에 들르기로 했다. 음식도 맛이 있었다. 친근해진 그에게 공항 셔틀을 부턱하기로 했다. 마빈은 과테말라 사람이지만, 처음 아티구아에 왔을 때 텃새가 심해저 조금 힘들었다고 한다.
하긴 그도 그렇것이 미국에서 자란 나의 딸이 아마도 한국에서 겪은 그 심정이 아닐까? 한국에서 한국말을 너무 잘하면 이국인이라도 불친절하고, 오히려 한국말 모르는 척하면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했던 아이의 말이 생각난다.
마빈도 스페인어를 하지만, 그들은 그가 현지인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눈치챈다고 한다.
이렇게 낯선 공간에서 우린 익숙한 공통잠을 찾으며 새로운 만남을 알게 된다. 아마도 여행의 가장 장점이 이런 것이 아닐까? 익숙하다. 평범하지? 않은 익숙함. 우리의 겉모습은 달라도 사람 사는 모습은 너무나 닮았다고나 할까? 식당의 이름이 그 의미를 너무나 잘 표현 하는 것 같다. 왜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