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한국인 아니야?

불편합니다.

by Ichi H

오랜만에 오래전 만난 한국인 승무원이랑 비행을 했다. 그녀를 박 씨 이모?라고 부르겠다.


그녀는 나이로는 10살이 더 많은 인생 선배이지만, 승무원 경력으로는 1년 정도 나보다 빠르다. 세대차이라고 해야 하나? 같은 한국인이라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무지 친근하게 다가오는데 조금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사생활을 꼬치꼬치 캐묻기도 했고, 처음 본 사람한테 언니라고 부르라고 전화번호도 억지로? 받아간 사람이다. 그 이후 작은 사건들을 겪으면서, 조금은 남다른 사람이구나 라를 느꼈다.


내 성격을 잘 아는 사람이면 참 활발하고, 사람들과 친화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 까지다. 한번 사람에게 신뢰가 가려면 무지 오래 걸린다. 어릴 때부터 말 붙이기 싫어하면 아예 입을 다무는 성격이라 엄마도 다 키운 자식 중에 가장 내 속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이 이모는 너무 부담을 준다. 보자마자 말을 내려놓고, 나의 절친에게 자기가 나의 절친이라고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난 그녀를 한 번도 사석에서 마주친 적이 없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있으면 모순이 많다.


그녀는 서울 사람이다. 그런데 그녀의 왠지 어눌? 아니 그냥 대충 정성 없이 웅얼거리는 서울말을 알아듣지 못하겠다. 반말도 아닌 존댓말도 아닌 그렇다고 문장을 끝까지 마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조금은 무례한 억양이 내 귀엔 조금도 들리지 않는다. 분명 한국말인데 너무 성의 없이 사춘기 아이들이 중얼거리듯이 하는 말투라서 알아듣기가 참 힘들다. 이화여대 나왔다고 처음 만나서 자기소개를 한 것이 기억에 남기도 했다. 이화여대가 거기서 왜 나오지?


그런데 그녀는 만날 때마다 뭔가를 팔려고 한다. 항상 무슨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자기 사업이 아닌 영업판매를 하는데, 직장동료들에게 자기 회사라고 얘기하다가 말을 바꾼다. 사이비 종교 전도사 보다 조금 더 심하다.


가끔 다른 승무원들이 내뱉는 말에 조금은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같은 한국 사람이잖아? 너희들 서로 잘 알지 않니? 그럼 난 되묻는다. 너 백인이라서 다른 백인이랑 친하니?


오랜만에 비행을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엉뚱하고 불편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