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코로나 등원 기준이 뭔데요? 하며 따지다

어린 학부모가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따지다

by 서나샘

"대체 코로나 등원 기준이 뭔데요?"

한 엄마가 나한테 얼굴을 들이밀며 나에게 따졌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우리 반 6세 여아 아이가 아침에 등원을 했다. 이 아이 엄마는 아침에 약을 먹였고 밤에 기침을 했지만, 컨디션은 괜찮다며 유치원에 등원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멈칫했다.

"어머니, 기침을 하고 약을 복용하는 동안은 등원이 안돼요?" 라고 안내를 드렸다.

그러자 기침은 하지만 컨디션은 괜찮다며 아이를 유치원에 두고 그냥 놔두고 도망치듯 가버렸다.


순간 너무 당황하여 교무실에 계신 원감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다.

원감 선생님 말씀으로는 당연히 등원하면 안 된다며 그 엄마를 붙잡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엄마는 이미 아이를 놔두고 가버린 상황이었다.

원감 선생님도 심히 난감한 표정을 지으셨다.

원감 선생님은 엄마에게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갈 것을 요하는 문자를 보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등원하면 안 되는 기준은 이렇다.


아니 매일 체크해야 하는 건강 자가진단 문구에도 명시되어 있다.

주요 임상증상: 체온 37.5도 이상, 기침, 호흡기 질환,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후각, 미각 소실 또는 폐렴

하지만 그 엄마는 아이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오전 교육과정, 오후 방과후 과정까지 다 마치고 4시가 넘어서야 아이를 데리러 왔다.


아이가 혹여나 기침을 할까 봐 계속 관찰을 하며

기침을 할 때는 옷소매로 가리고 하도록 지도를 하였다.



귀가시간 다시 한번 정중하게 얘기했다.

"어머니, 약을 먹고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 아이가 등원하면 안돼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나한테 대뜸 얼굴을 치켜들고 얼굴을 붉히며 따지듯 내게 얘기한다.

"대체 등원하면 안 되는 명확한 근거가 뭔데요?


"말씀드렸잖아요.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은 안된다고요"

"그동안 안내를 해서 알고 계시잖아요." 했다.

이건 유치원에서 정한 기준이 아니고 교육청에서 명시한 기준임을 알렸다.


작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수없이 가정통신문과 안전 안내 문자를 수없이 발송을 했더랬다.

그런데 지금 와서 교사인 내게 따지듯이 묻는 그 학부모를 보며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약은 오늘 아침에 먹은 것이 아니라 주말에 먹은 것이었다며 말을 순간 바꾸는 것이 아닌가?

정말 황당해서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어머니, 아침에 하신 말씀과 지금 하신 말씀이 다르잖아요"


"제가 언제 그랬어요.? 약은 주말에 먹었다고 했는데......"

이 행동을 보이며 아이를 낚아채듯 데리고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럴 땐 모멸감 아니 뭐라 설명이 안된다.


나보다 한창 어린 아니 나이를 떠나서 자신의 아이를 케어하고 교육하는 교사에게 어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엄마와의 대화 이후 나는 어떤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다 못해 화가 치밀고 분노가 가라앉질 않았다.

자존감에 큰 스크래치가 생겼다.


유치원 현장에 있다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겪는다.

하지만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부모들을 대면할 때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코로나로 대한민국이 아니 전 세계가 민감하다. 특히 비말은 전파가 감염 우려가 크다.

기침을 하는 아이를 2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유치원에 보낸다는 것은 전파시킬 우려가 있다.

이 민감한 시국에 본인 아이로 인해 혹시나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하기 싫은 것인가?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 기침을 멈출 때까지 등원 자제를 요구한 것인데 그 결과가 이런 무례한 행동이 결과라니...


이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역지사지"도 모르세요?"

"입장 바꿔 생각을 해보세요?"

"기침하는 다른 유아가 와서 당신 아이한테 기침을 전파한다면 괜찮으시겠어요?"


이 말이 목청 끝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할 수가 없었다.

혼란스럽다. 이 아이와 엄마를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하고 어렵기만 하다.





점점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낀다.

17년 차 경력 안에 그동안 수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을 만났다.

내가 많은 아이들을 대하며 수시로 에너지 소진과 번아웃이 오고 힘이 들긴 했지만

학부모님들과의 진솔한 소통과 위안과 격려를 통해 순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점점 교사로서의 인정은 고사하고 소통의 부재, 공감의 부재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소수의 학부모들을 대할 때면 낙담된다.


10년 전만 해도 엄마와의 소통이 이렇게 힘들진 않았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서로 공유하며 정서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같이 노력했었다.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아이들이 안정감을 찾고 유치원 생활을 잘해 나갈 때면 정말 큰 보람으로 느꼈다.

이런 학부모님들과는 졸업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격려와 응원을 보냈더랬다.


하지만 점점 진솔한 소통은 자취를 감추고 형식적인 관계만 유지되는 듯하다.

점점 그 소통과 공감능력들이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며칠 동안은 많이 힘들듯 하다. 의연하게 대처하고 싶은데 쉽지는 않을 듯하다.

많은 생각들의 잡음이 머리와 마음속을 시끄럽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