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12): 비교와 행복

행복의 조건

by 이다이구

나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면, 먼저 내가 다른 누구와 자신을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비교하지 않기”는 초등학교 도덕 시간에도 배우는 행복의 기본조건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여전히 자신과 남을 비교하며, 기어코 스스로 행복을 저버리는 것일까?


알랭 드 보통은 그 이유로 “지위에 대한 욕망”을 든다. 쉽게 말해, 우리는 늘 남들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고 싶어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한다. 비교를 통해 자신이 우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묘한 쾌감을 느낀다.


또 다른 이유는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다. 나와 비슷한 사람, 혹은 나보다 못한 사람을 찾아 비교하며 “아, 내가 잘하고 있구나”, 혹은 “나 정도면 나쁘지 않군”이라는 안도감을 얻는다.


철학적인 이유도 여럿 들 수 있을 것이다. 니체의 철학을 빗대어 말하자면, 비교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세우지 못하고 사회가 만들어 낸 가치와 의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데서 시작된다. 만약 나만의 가치와 의미를 창조해 내는 초인(위버멘쉬)이 되었다면, 비교할 대상은 오직 나 자신, 그중에서도 어제의 나뿐일 것이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건전한 향상심을 가져야 한다. 반면 해로운 비교는 현재의 나를 현재의 타인과 견주는 일이다.


사회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기준과 가치들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우리의 비교 심리를 자극한다. 더 높은 생산성을 끌어내기 위해 경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가장 보편적인, 어쩌면 조금은 진부할 수도 있는 예시는 돈이다. 숫자로 표시되고, 집과 옷과 차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기준과 가치는 타인과 비교하기에 너무나 적합하다. 돈뿐만 아니라 학벌, 겉으로 행복해 보이는 가정, 직장, 외모, 지위도 모두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제는 도덕마저 비교의 대상이 된다. 인터넷 기사 아래 도덕적 우월감을 드러내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을 보라.


정말로 자신의 꿈과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 창조하고,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 발전하는 사람은 이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바로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행복의 기본조건을 충족한, 행복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스토아 철학의 조언을 잠시 떠올려 보자. 『명상록』에서는 행복을 이렇게 말한다. “외부의 어떤 것을 향해서 불거지거나 내부를 향하여 오그라들지도 않고, 확장되거나 수축되지도 않으며, 오직 자신의 밝은 빛을 그대로 유지해서, 그 빛으로 만물과 자신의 진리를 직시할 때다.”


조금 어렵게 적혀 있지만, 쉽게 말하면 외부의 사건, 상황, 사람들에 휘둘리며 비교하지 말라는 뜻이다. 오직 내면의 빛을 지키고, 그 빛으로 자기만의 진리를 바라보라는 의미다.


외부 가치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내면의 빛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빛으로 자신만의 진리를 직시하는 것. 그것이 행복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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