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는 운전자와 가까운 곳에
BMW 차량의 잇따른 화재로 운전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BMW 이외의 차주들도 차량용 소화기를 구비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차량용 소화기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하는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정리해봤다.
차량에 불이 났을 때 불을 끌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은 최대 1분이다. 불이 번지고 난 뒤에는 소화기를 이용할 것이 아니라 대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작은 불씨라면 곧장 진화하는 것이 더 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좋다.
7인승 이상인 차량은 구입할 때부터 소화기가 탑재돼 있다. 차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트렁크 바닥이나 트렁크 벽면에 소화기가 있는 경우가 많다. 5인승 승용차 운전자라면 화재를 대비해 자신이 직접 소화기를 구입해야 한다. 온라인몰이나 오프라인 자동차용품점에서 1~2만원이면 살 수 있다.
차량용 소화기는 비치 장소도 중요하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 트렁크에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긴급하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운전석 문에 달린 수납공간이나 조수석의 글로브박스 등 운전자와 가까운 곳에 소화기를 두는 것이 좋다.
소화기는 종류가 다양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말소화기는 소화력이 뛰어나지만 긴급 상황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편이다. 실제로 화재 현장에서는 분말소화기로 불을 끄려다 사용법을 몰라 소화기를 불 속으로 집어던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사용하고 난 뒤에는 소화가루가 엔진에 남아 고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최근에는 스프레이형 소화기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분말소화기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모기약처럼 뿌리기만 하면 돼 매우 간편하다. 스프레이형 소화기가 과열될 경우 폭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소화기 제조사 한성비씨씨 안중완 팀장은 “LP가스를 충전재로 사용한 스프레이는 화재 위험이 있으나, 최근 출시되는 제품 대부분은 질소 충전을 해 폭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했다.
소방서에서 권장하는 차량 화재시 대처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 화재가 발생하면 갓길에 차를 세운 뒤 시동을 끈다.
② 주변 차에 주의하면서 내 차 뒤 쪽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한다.
③ (불을 꺼야 하는 경우) 자동차에서 가벼운 화재가 발생했다면 차량용 소화기를 이용해 진화를 시도한다. 스프레이형 소화기라면 3~4m 거리에서 화원을 향해 분사한다.
④ (대피해야 하는 경우) 엔진에서 발생한 화재는 훨씬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차량 보닛 밖으로 불길이 번진 경우 내부 상황은 훨씬 심각하므로 보닛을 열거나 무리해서 불을 끄지 말라고 조언한다.
⑤ 초동진압에 실패했다면 최대한 멀리 대피한 후 119에 신고한다.
소방당국에서는 “화재 초기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명한 초동대처는 인적, 물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2차 피해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글ㅣ이혜원 기자 (won@i-d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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