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에서는 많은 아이디어와 계획이 쏟아진다 그런데 왜 실행이 잘 안 될까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를 꼽으라면 무엇일까? 사실은 말도 안 되는 질문이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가장 중요한 업무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질문을 바꾸어서, 가장 많이 하는 업무를 가장 중요한 업무로 가정한다면 아마도 "회의"이지 않을까? 직급이 높은 사람이라면, "회의"임이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 왜 백날 회의를 해도 업무가 제때제때 진행이 안 되는 것일까? 그 이유와 대책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직장경험이 있는 여러분은 이런저런 회의에 쫓아다니다가 하루가 다 갔던 기억이 제법 많을 것이다. 팀장이상의 보직자들은 보통, 업무의 절반 이상이 회의이다.
"회의"를 하면 나오는 "산출물"은 무엇일까?
회의를 한 후 손에 쥐게 되는 물리적인 아웃풋(Output)은 "회의록"이 유일하다. 뻔하지 않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내용이다. 만약에 회의를 했지만,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회의 중에 다양한 의견을 들었을 것이고, 문제의 해결책을 찾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그 기억은 얼마나 오래갈까?
사람들은 본인의 "기억력"을 과도하게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당장 생각해 보자, 어제 오후에 뭘 했는지 말이다. 어제는 고사하고, 오늘 오전에 뭘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심각한 회의를 했어도 2주 정도 지난 후에는 그 기억이 머리에서 70% 이상 사라져 있을 가능성이 많다.
나는 약 9년 전부터 "회의법"에 대한 강의를 해 왔다. 대기업의 대표, 임원, 간부들 뿐 아닌 소 기업의 대표들을 대상으로도 많은 교육을 진행했다. 작은 회사 사장님들을 만나면 이런 질문을 자주 드린다.
"직원들에게 지시를 자주 하시죠?"
"네. 그렇습니다."
"10가지 지시를 하셨다면, 몇 개 정도를 기억하고 챙기세요?"
"음.. 10개 시켰다면, 솔직히 약 2~3개쯤일껄요?"
이렇게 답변하는 분들이 많다. 놀라운 발견이다. 직원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 우리 사장님이 회의에서 이것저것을 하라고 지시를 하셨는데, 어차피 모든 것을 챙기지 않으실 것이다. 그리고, 가끔 생각나는 2개 정도만 챙기신다는 사실을 안다. 직원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될까? 그렇다. 선별적으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무던히 시키는 것을 다 하는 직원은 녹초가 될 것이고, 눈치 빠른 직원들이 성공할 것이다. 이런 것이 누적되면, 조직 전체의 업무 효율을 전점 떨어질 것이 눈에 보인다.
리더는 문제 해결을 원한다. 그래서 회의를 소집했고, 여러 좋은 아이디어들을 도출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각기 어떤 일을 하도록 지시까지 했다. 이 정도면 완벽해 보인다. 이론상으로는 말이다. 현실에서는, 물론 조직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면, 직원들의 업무 정시 완수율은 50% 이하라고 보면 된다.
그 이유는 크게 아래의 2가지로 요약이 된다
1.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회의록
2. 리더의 To-Do List 관리 미흡
위의 두 가지 이유로 업무의 핵심인 "실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위에서 "실행"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리더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챙겨야 할까? 짧은 지면으로 모든 것을 적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몇 가지 팁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리더는, 회의 시에 "회의록"을 남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회의록은 물론 요약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상세히 적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To-Do List"이다. 어떤 일을, 누가, 언제까지 하기로 결정되었는지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리고, 담당자를 지정했을 때는 그 사람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로 리더는, 회의 직후부터 "추적관리(Follow-up)"를 철저히 해야 한다. 회의록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 중의 하나이다. 리더는 결정된 To-Do List가 제대로 실행되도록 담당자와 밀접한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한다.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자주 물어보아야 한다. 물론 필요한 액션이 나오면 바로바로 처리해야 한다.
위의 두 가지를 챙길 수 있는 리더라면 조직에서는 보물 같은 존재로 기억될 것이다. 성과가 그 리더의 가치를 입증해 줄 테니까 말이다.
위에서, 회의는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입하는 "핵심 업무"라는 것을 언급했고, 그것의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서 리더가 해야 할 일을 적어 보았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돌아가는 곳은 아니라는 것을 조직생활을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은 100%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리더가 90%를 좌우한다." 그런데, 마음속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리더가 전부다." 리더분들, 위에서 언급한 핵심을 체질화시키면, 불필요한 부담은 점점 사라지고, 성과는 올라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정찬우 씀
석세스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