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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우 Dec 09. 2023

회의록은 누가 써야 하는가?

회의록은 신입사원이 써야 할 만큼 쉬운 문서인가?

법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속기사가 배정되어 모두 기록한다. 법정의 업무가 워낙 중차대하다 보니 큰 비용을 들여서 전담자를 몇 명이나 둘 정도로 회의록 기록을 중시 여기고 있다.


그와 대비되어,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의 기록은 그다지 중요한 취급을 받고 있지 않는 듯하다. 오늘은 회의록은 정말 누가 쓰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회의록에 대한 리더들의 인식


회사의 중요한 결정은 어느 자리에서 내려지는가? 우리는 "업무 회의"에서 중요 결정이 내려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직원들의 수많은 아이디어도 모두 회의에서 나온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문제는, 그런 중요한 결정과 아이디어가 정리되어 기록되는 회의록에 대해서, 많은 리더들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못한다는 점이다.


중요한 업무의 지시사항과 결정사항이 기록되는 회의록을 리더가 직접 관리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회의록 관리를 회사와 업무의 상황을 가장 알지 못하는 신입사원의 업무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놀라울 정도이다.



글은 말보다 강하다


시중에 도는 말 중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점 하나를 앞에 두는가 뒤에 두는가에 따라서 그 의미가 크게 차이 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직장생활을 해본 분은 소싯적(?)에 회의록을 작성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본인이 하고 싶어서, 또는 잘 알아서가 아니라 시키니까 했을 것이다. 회사에서는 지시가 내려지면 따라야 하니까 말이다. 회의록을 써본 사람들은, 같은 말을 요약할 때도, 어떻게 적는가에 따라서 뉘앙스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글을 직접 쓰고 관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권한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록은 책임자가 관리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문제이다.




회의록은 (      )가 써야 한다


회의록은 리더가 써야 한다! 완전히 어이없어하는 리더들의 표정이 보이는 듯하다. "일상 일만 해도 바빠 죽겠는데, 회의록마저 리더가 써야 한다고?"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하급 사원이 회의록을 써 봐야 업무도 잘 알게 되고 실력도 늘고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사람도 많다. 일부는 맞는 말씀이다.


사실은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회의록"은 리더가 직접 쓰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그것이 어려우면 유능한 부사수 정도의 직원에게 위임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최종적인 관리는 리더가 하여야 하고, 배포 시에도 리더가 점검하고 직접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리더가 회의록을 쓰면 회의를 주도하기 쉽다


리더라고 하면, 나이 들고 타이핑도 느린 사람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현실의 조직 리더는 가장 빠른 사람이다. 행동이, 판단이 빠른 사람이고, 타이핑도 물론 빠르다. 회의 시간에 키보드를 직접 잡고 회의를 운영할 수 있는 리더는 일단 능력자라고 볼 수 있다.


이상적인 회의에서는 회의록을 "실시간"으로 작성하면서 참석자 모두와 함께 보면서 진행하는 회의라고, 다른 글과 책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프로젝터 스크린의 회의록에 집중하는 팀원들은 팀장의 손 끝에 주목하는 것과 동일하다. 본인의 의견이 정리되어 써지고 있다면, 당사자는 바로 피드백을 낼 수가 있고, 다른 사람들은, 머릿속에 일시적인 기억으로 있는 내용을 눈으로 다시 보면서 확인할 수 있다.


공통적인 사실은, 그 회의의 분위기와 흐름은 회의록을 정리하는 사람이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리더가 회의록을 써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마무리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중요도의 순서를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부장 한 명이, 회사 전체를 망하게 할 수도 있는 행동을 하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당사자가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편협한 시각으로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도록 업무가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존에 선배들이 해 오던 관습을 따라가면 만사가 편해진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할 때는 회사 전체를 보는 입장에서 스스로의 머리로, 제로베이스(Zero-base)로, 한번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가장 안전한, 모두를 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정찬우 씀

(주)석세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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