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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여행자 Jan 10. 2020

치앙마이 한 달 살기-외국인 친구들과의 교류

어학원의 교실은 긴 타원형 테이블이 하나 있고, 학생들이 빙 둘러앉을 수 있는 구조였다. 예상대로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한국, 중국, 일본, 스페인, 러시아, 프랑스 등 많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러 모여 있었다. 모두가 영어가 목적은 아닐 것이다. 나처럼 장기 거주로 인한 게으름을 빠지는 것을 방지하거나, 친구를 사귀러 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치앙마이 장기거주를 위한 비자 때문에 학원을 등록한 이들도 많이 보았다. 물론 순수하게 영어만을 배우기 위해 온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아주머니들이 많았는데, 아이들의 방학 동안 함께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하러 오신 분들이었다. 치앙마이에는 아이들 영어캠프도 발달되어 있다. 가격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다.


수업 동안 옆의 사람과 영어로 얘기할 기회가 종종 주어졌기에, 외국 친구들과 잠시나마 교류를 할 수가 있었다. 그들은 왜 치앙마이에 왔는지, 무엇이 좋아서 이곳에 머무르는지, 이곳에 있는 동안 주로 뭘 하면서 지내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다들 치앙마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느낌은 비슷하였다. 인종이 다르고, 국가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치앙마이에서 느끼는 것들은 그들과 내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 모였고, 만날 수 있었으며, 얘기 나눌 수 있었다.



수업에는 역시나 압도적으로 중국인이 많았다. 그리고 일본인, 한국인 순이었다. 의외로 내가 있던 시기에는 한국인이 별로 없었다. 물론 그때그때 다를 것이다. 중국인은 언제나 많을 것이고, 어떤 시기에는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수업 시간에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 몇 번 있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이 한국에 가본 적이 있다며 이야기를 건네 왔다. 특히 그들은 한국음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한국음식에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늘 외국인들을 만나면 듣는 이야기다. 뿌듯했다.



나는 사람들이 수업 시간 이후에도 다 같이 어울릴 줄 알았는데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분위기야 구성원에 따라서 늘 변하는 것이지만, 내가 다닐 때는 그랬다. 사설 어학원도 그랬고, 치앙마이 대학교 어학원도 그랬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몇몇이랑 친해져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여행이란 것은 결국 사람과의 만남이고 소통 아니겠는가.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유익했다. 케이팝과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므로, 그것만 가지고도 한참 동안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종종 어떤 외국인들은 나보다 훨씬 더 한국 가요와 드라마,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한국인의 특성도 잘 캐치하고 있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상당히 높았다.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 머무르면서,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치앙마이에는 몇 개의 언어교환 모임이 있다. 그런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많은 외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움이란 것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한다. 치앙마이에서 장기거주를 하다 보면, 익숙함의 편안함과 새로움의 설렘을 모두 느낄 수 있다. 한없는 나태로움도 누릴 수 있고, 일과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을 발휘할 수도 있는 장소다. 어떠한 삶을 누리느냐는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다. 그것이 치앙마이에 대한 기억과 느낌을 형성할 것이고, 자신이 만들어낸 모습으로, 먼 훗날 우리는 치앙마이를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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