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는 다양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아나운서였던 그녀는 어느 날 홀연히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 작가로 변신했다. 그녀는 여행에 관한 많은 책을 펴냈고, 지금도 꾸준히 에세이를 발행하고 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허프포스트 코리아 편집인, 알랭드 보통이 만든 인생학교의 교장을 역임했고, 스타트업 손미나앤컴퍼니 대표, 여행 작가, 소설가로도 활동했다. 한 가지만 수행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다양한 커리어를 소화하며 진취적인 행보를 걸어왔다. 그녀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삶의 태도를 알 수 있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며 특히 외국어 학습에 관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책 “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에는 그녀의 삶의 여정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그녀가 경험했던 많은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을 하고, 세상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녀가 깨달았던 가치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사람들의 삶이란 모두 비슷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은 저마다 다른 색깔과 향기를 품고 있다. 저 마다 삶의 가치, 삶의 방향, 목적들이 우리의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같은 일을 해도 누구는 오직 돈을 위해 일하고, 누구는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느끼며 보람을 찾는다.
책에는 40년째 귀를 만들어 주는 성형외과 의사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녀는 70대 중반의 나이에도 하루에 다섯 명, 연평균 250여 명의 환자를 수술한다고 한다. 현존하는 성형의 중 최고의 수술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그 와중에 틈이 날 때마다 세계 각지로 봉사 활동을 다닌다는 것이다.
그녀는 다양한 이유로 귀를 잃은 사람들을 수술해주면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 환자 하나하나를 위로하고 그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단순히 육체적 손상만을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상처 받은 마음까지 돌보아 주는 진정한 의사다. 그녀의 하루하루는 소중하고 그녀의 하루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맞이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중에 내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인물이다. 그녀처럼 살 수 있다면 떳떳하고 당당하게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누구나 이러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가치는 충분히 느끼며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일과 삶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것을 바라보며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삶을 살아가는 충분한 의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손미나 작가는 많은 나라에서 체류도 하고 여행을 많이 했던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간직하고 있다. 책을 통해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문화를 좀 더 자세하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시선으로 볼 때 신기한 그들의 문화도 있고, 부러운 그들의 생활 방식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충분히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만큼 잘 사는 나라고, 여러 기반 시설이나 시스템 등은 최고 수준으로 발달되어서 삶의 편리함은 거의 최상으로 누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한가?
우리는 웃음과 여유를 간직하고 살고 있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이 있다는 믿음을 강하게 간직하고 살만큼 정신이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이 질문에 우리는 주저 없이 긍정의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잘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세월 동안 잃어버린 무수한 것들. 그것은 언제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 물론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인간의 무엇이 있다. 빠른 변화와 발전을 좋아하는 우리의 모습은 기적적인 성장을 가져왔지만 그에 반해 우리의 마음과 정신은 오히려 퇴보하지 않았는가. 잠시 멈춰서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책에 나온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떠올리다 보니 우리의 삶을 진지하게 반추하게 되었다. 삶을 즐기는 그들의 태도가 부럽다.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들의 삶이 아름답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아나운서라는 안정되고 선망받는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삶을 찾아 항해를 떠난 손미나. 그녀의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공식처럼 획일화되어 있는 삶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진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삶이 변화하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도 변화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은 ‘내가 가는 길이 꽃길이다’이다. 자신이 선택하고 걸어가는 길이 ‘꽃길’ 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남들의 얘기를 참고하되, 우리의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길을 가자. 나 자신만이 내가 가는 길을 꽃길로 만들 수 있다.
나에 대한 믿음. 그것은 평생 간직해야 할 보물과 같은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