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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성장 Aug 22. 2023

글쓰기는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문동은이 칼로 칼춤을 추었다면, 나는 글로 칼춤을 춘다



내가 글을 처음 쓴 것은 아마도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으려 했던 것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와 나는 종일 붙어 있으면서 놀고, 이야기하고, 상상하고, 음악 듣고, 먹는 일로 하루를 채웠다. 

그러고도 부족해서 공책을 만들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편지를 썼다. 우리의 '우정 노트'가 나의 글쓰기의 발단이었다. 

나의 말을 들어주는 가족이 없었다. 부족한 살림에 엄마는 늘 일을 했고 가끔 내 말에 엄마는 쓸데없는 소리 나 한다며 핀잔을 주었다.

나의 이야기를 온 정성으로 들어줄 사람은 오직 친구뿐이었다. 나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고 재미있게 들어준 친구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던 나는, 편지에 온 정성을 담았다. 스티커도 붙이고 여러 가지 색의 사인펜으로 공책을 꾸미고 그림도 그렸다. 사랑한다는 말을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했던 시절은 아마 그때일 것이다. 


제일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할 말이 있었다. 아무리 말을 해도 풀어지지 않는 가슴속 응어리가 있었다. 

나처럼 불우한 상황이 아니니, 내가 말을 한다 해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더욱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했다. 

남들에겐 가끔 일어나는 가정폭력이나 언어폭력이 나에겐 일상이었다. 듣는 것도 한두 번 일터, 지겨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그런 '힘든 일'을 말하면 친구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어쩌냐, 어떡하냐, 힘들겠다가 돌아왔다. 나 때문에 친구의 힘든 모습을 보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일기를 썼다. 나의 지겹고 힘든 일상의 반복을 지겹지 않고 정성스레 들어줄, 그리고 이해해 줄 나를 찾았다.

말하기 힘든 부분을 쓰는 행위는 나에게 해소감과 해방감을 주었다. 후련했다. 마음속 열기가 식었고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감정이 격하게 요동칠 때가 많았다. 그런 감정이 왜 드는 것인지 이유조차 알지 못했다.

감정에만 사로잡혀 우울하기도 억울하기도, 기분이 오락가락했다. 나조차 알 수 없는 감정.

그럴 때마다 쓰는 행위는 내가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힘들 때마다 글쓰기가 도움이 되었다.  감정에 못 이겨 흥분했을 때는 욕도 쓰고 입에 담지 못할 말도 쓴다. 빨간 글씨로 이름도 쓴다. 

나만의 치부라 생각하는 일들도 다 글로 모조리 풀어 놓는다. 그러고는 찢어버린다. 속이 후련하다. 스트레스가 좀 누구러진다.


더 글로리의 문동은이 진짜 칼로 칼춤을 추었다면, 나는 펜으로 글로 칼춤을 춘다. 

글 쓰는 행위는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나를 공부하는 시간이고 정리하는 시간이 된다. 

글쓰기는 참 감정적인 나에게 큰 도움을 준다.

당신도 나와 함께 글쓰기로 칼춤 한번 춰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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