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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라"라는 말에 질린 당신에게

(1) "어떻게"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가

by 아이디어셀러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라”라는 조언은 뻔하다. 글을 조금이라도 써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다. 물론, 틀린 조언은 아니다. 독자의 관점을 생각하지 않은 글은 실패한 글이다. 글쓰기란 결국 글로 하는 소통일 뿐이지, 일방적으로 떠들기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변의 진리가 공허하게 들리는 건 어째서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떻게”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할지를 이야기해주지 않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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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어떻게? 그 대답이 없어서는 공허한 울림일 뿐이다.]



사실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라”라는 말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카피라이팅은 본질적으로 영리적인 목적을 가진 글쓰기다. 최대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으면 좋고, 그 근간에는 독자의 관심과 호의가 존재한다. 그리고 공감이란 그 두 가지를 간단히 얻어낼 수 있는 수단이다. 만약 카피라이터가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그건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 상품을 팔아치울 궁리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은 “독자의 관점에서 생각한 공감을 얻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독자의 공감을 얻는 방법은 요약하자면 간단하다. 독자가 ‘이건 내 이야기야’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독자를 호명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물론 독자의 이름은 알 수 없으니, 독자가 포함된 집단을 부름으로써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꿈을 가져라”라는 말보다는 “소년이여! 꿈을 가져라”라는 말이 더욱 소년 독자의 마음에 와 닿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를 직접 불렀으니 당연히 그 이야기는 내 이야기라고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장의 첫 마디에 독자를 부르짖는 기법을 “2인칭 돈호법”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도 독자가 포함된 집단을 이용할 순 없을까? 물론 있다. 독자가 지닌 속성을 특정해서 타겟을 한정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여성”보다는 “30대 여성”이, “30대 여성”보다는 “피부에 고민하는 30대 여성”이란 단어가 더 공감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아플 수도 없는 나이 마흔, 30대를 위한 언니의 독설” 같은 문구를 보라. 이는 딱히 독자를 호명하지 않았으나, 특히 40대를 앞둔 30대 여성은 저 문구를 보자마자 ‘아, 내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주된 고객층이 있다면, 그 집단의 특성을 잘 찾아내서 쓸수록 좋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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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호법이나 타겟 한정은, 말하자면 독자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선 눈이 마주쳐야 이야기를 하지 않겠는가?]



독자의 상태나 행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책상이 깔끔하면 일 처리도 깔끔하다”라는 문장과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책상 위가 난장판인 당신에게”라는 문장을 두고 생각해보자. 어떤 문장이 더 눈길을 끌까? 대다수는 후자의 문장을 고를 것이다. 독자는 “맞아, 내가 그렇지”라고 생각하게 될 테고, 그건 곧 이어지는 문구에도 관심을 투자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처럼 독자의 상태나 행동을 예측하는 건 독자에게 문제의식을 심어줌으로써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내심 모두가 생각하고 있을 법한 생각을 폭로해버려도 좋다. “착한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편해진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등의 문구가 그 예다. 다들 그렇게는 생각하는데, 사회적인 이미지나 여타의 문제로 말하지 않던 걸 대신 말해버리는 것이다. 독자들은 금세 그 생각에 동조하고 이끌리게 된다. 원래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단지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니 이끌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이러한 기법은 독자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어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처럼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독자의 속마음을 그대로 중얼거려도 좋다. “누가 저 대신 프레젠테이션 좀 해주세요”라는 문구는 독자의 발표에 대한 속마음을 대변해준다. 아니라면, 독자가 좋아하는 걸 내밀어보아도 좋다. 데이트를 신청할 때 상대가 파스타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진짜 맛있는 파스타집이 있는데 같이 갈래?”라고 하는 편이 성공률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다. 공통의 관심사는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고, 또 그에 관련된 제품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쉽다. 예를 들어, “진짜 맛있는 파스타집이 있는데 같이 갈래?”가 광고 문구였다면 어떨까? 그랬다면 곧바로 ‘진짜 맛있는 파스타집’이 뒤따라 나오게 될 것이다. 물론, 그건 클라이언트의 가게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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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데이트에서도 상대가 좋아하는 걸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파스타집을 운영 중이라면, 파스타를 좋아하냐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편이 좋다.]



독자의 공감이 중요한 이유는, 누구라도 “남의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라고 생각한 순간 그 문장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문구가 아닌, 내 문제를 해결해줄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이 훌륭한 광고 문구를 쓰고자 한다면, 이를 늘 명심해두는 편이 좋다.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는 건 가장 기본적인 테크닉이자, 늘 쓰이는 테크닉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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