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노래 듣나요?
미용실에 가면 주기적으로 다운펌을 한다. 다운펌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대강 1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대학생 때부터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미용실에 갔던 어느 날 술을 한잔하고 거울을 보는데 다운펌을 한 머리가 너무 눌려 보이고 볼품없어 보였다. 어느새 머리숱도 줄고 머리카락도 얇아져서, 과거 언젠가부터는 사실 다운펌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지금 필요한 건 반대로 볼륨일지 모른다.
나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찬란했던 한 때의 기준에 계속 머물게 된다. 지금의 내 상태와 상관없이 20대 때 하던 머리를 고수하고, 세련되었다의 기준도 현대가 아니라 자신의 찬란한 시절에 있다. 아저씨들이 꾸미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갈 것이다.
보편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심한 편인데, 어느 정도 근거도 있다. 스포티파이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평균적으로 34살부터 신곡을 거의 듣지 않고 여자는 49살부터 그렇다고 한다.
10대에는 자기객관화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는다. 획일성에서 벗어나서 얻을 것도 거의 없고 그럴만하다. 20대에는 꽤나 중요시되다가, 30대가 되어 휩쓸려 사회에 나오고 보면 그 중요성은 또다시 빛을 잃는다. 한편 삶에서 자기객관화가 중요하다는 건 모두가 안다는 점에서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아쉽게도 나이를 더 먹어갈수록 변화에 맞춰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더 떨어져 가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외부적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지만, 그런 걸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고 눈을 감는다. 비단 패션이나 외적인 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나도 늦기 전에 차에서 듣는 노래부터 바꿔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