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학하는 CEO Sep 28. 2022

화장품 그 최신 트렌드가 궁금하다

화장품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 

화장품 최신 트렌드가 궁금하다 

패션 산업과 함께 화장품 산업의 유행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자칫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 화장품을 수출하는 일을 하다 보니, 한국 화장품 트렌드와 글로벌 화장품의 최신 트렌드에 대해 항상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어야 했다. 10년 동안 화장품 업계에 몸담고 있으며 트렌드를 읽는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기도 했지만, 트렌드 파악은 여전히 어렵다. 


트렌드라고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설령 트렌드를 알아본다 한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과연 이 트렌드가 맞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또한 인터넷과 유튜브 등의 발달로 인해 개인화가 심화됨에 따라 트렌드 또한 파편화, 세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트렌드를 알아보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잡지사, 대기업, 컨설팅 기업, 플랫폼 기업 등에서 트렌드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시장을 읽는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결합시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 리포트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오픈 소스로 공개되어 있는 트렌드 리포트를 찾기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은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볼 수 있다. 

트렌드 리포트를 어렵게 구해 읽다 보면 어렴풋이 트렌드가 손에 잡히는 것 같지만, 막상 주변을 살펴보면 괴리감이 느껴졌다. '과연 이런 제품들이 나의 주변 사람들도 좋아할까?'라는 궁금증을 항상 갖고 있었다.



20's POUCH 화장품 코덕 모임 

트렌드 리포트에 언급되어 있는 제품들이 나의 주변 사람들도 정말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리포트에 언급된 트렌드가 과연 진짜 트렌드인가 궁금했다. 오랜 기간 동안 고민을 해 보았지만  원하는 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지인의 소개를 받아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코덕(화장품 덕후)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20's POUCH(트웨니스 파우치)는 20대 중반~30대 초반으로 이루어진 화장품 덕후들의 모임이다. 화장품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나의 화장품 파우치에 있는 제품들을 모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며, 화장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사실 나는 참가 조건(나이, 화장품 좋아하는 정도 등)이 맞지 않지만,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화장품 만들어지는 과정, 해외 화장품 소식 등)들은 내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게스트로 참가할 수 있었다.


사실 화장품 업계 종사자들 모임 말고 이런 소비자 모임에 참석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화장품 종사자들의 모임은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 보단 비즈니스적인 논의가 대부분이다. 반면 20's POUCH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화장품 이야기만 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10년의 근무 경력이 말해주듯 나 또한 나름 화장품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나, 이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질 정도로 이 모임의 대화 수준은 나의 상상을 초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참석자들의 면면이 화려했다. 올리브 X에서 수년 동안 알바를 하며, 매장 내에 있는 브랜드와 제품의 이름, 특징, 효능 등을 꿰뚫고 있는 사람, 일본 화장품이 좋아 일본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가서 일본 화장품 매장에서 해 근무를 해본 사람 등 다양한 경험을 한 화장품 소비자 전문가들이 즐비했다. 웬만큼 화장품 많이 써본 사람들은 명함을 내밀지도 못한다. 





트렌드 리포트 만들어 볼까요? 

모임 참가자들은 그저 화장품이 좋아,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나에게도 이런 경험은 너무나 색다르고 신선했다. 나는 화장품 공급자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가감 없는 소리를 바로 옆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 자체가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기로 했다. 이들의 화장품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들의 화장품 품평 결과를 듣고 있노라면, 화장품 브랜드 기업 담당자분들은 아마 식은땀 좀 흘릴 것 같다. 모임의 대화들을 정리해보니 그 자체로도 훌륭한 트렌드 리포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의 모임 참여로 이들과 친분이 쌓였을 때쯤, 조심스럽게 트렌드 리포트 발행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화장품이 좋아서, 화장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웃고 떠들며 화장품을 이야기하는 것, 그 숭고한(?) 모임의 목적은 훼손하지 말되, 회의록을 쓰듯 그 내용만 정리해보자고 했다.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다듬고 사진을 추가하여 매거진 형태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정기 모임이 종료되면 하나의 회의록이 작성되고 그 회의록은 화장품 트렌드 리포트가 되는 것이다.

 

만들어진 리포트의 국문은 20's POUCH가 자체적으로 배포, 영문은 내가 번역하여 해외로 발송하기로 했다. 한국의 화장품 트렌드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다. 


전 세계 화장품 사람들이 보는 20's POUCH 트렌드 리포트 

8월, 드디어 첫 번째 리포트가 발행되었다. 모두 비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어 전문 매거진의 고급 퀄리티까지 구현할 수는 없었지만, 첫 번째 작품치곤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트렌드 리포트가 갖춰야 할 구색은 잘 갖추었고, 20대 중반~30대 초반의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화장품들이 잘 반영되었다. 또한 이들의 생생 리뷰가 포함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트렌드 리포트가 완료됨에 따라 20's POUCH 역할은 종료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남았다. 영문으로 번역하여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화장품 해외영업을 10년 간 해오며, 나에게는 전 세계 화장품 기업 대표부터 사원까지 약 2,000여 명의 연락처가 있다. 이들에게 뉴스레터 형태로 트렌드 리포트를 발송하기로 했다. 


영문으로 번역을 완료한 뒤, 뉴스레터를 작성했다. 처음 만들어보는 뉴스레터라 서툴긴 했지만, 작성을 완료하고, 드디어 발송을 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괜한 일은 하는 것은 아닌가?

'트렌드 리포트를 아마추어 같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런 걱정들은 기우에 불과했다. 다음 날부터 트렌드 리포트를 받은 사람들의 감사 메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메일들을 하나하나 볼 때마다 그간의 노력, 고민 등이 눈 녹듯 사라졌다. 20's POUCH에게도 화면을 캡처하여 메일 내용을 전달해주었다. 자기들의 수다가 이렇게 트렌드 리포트로 발행이 되고, 전 세계로 뿌려지는 것을 본 그들은 감격했다. 그리고 그 뒤 더욱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했다. 


해외 사람들의 감사 이메일




한국과 글로벌 화장품 시장

한국 사람들은 해외 화장품 시장을 궁금해하는 반면, 해외 화장품 브랜드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너무 궁금해한다.  한류의 영향으로 K-Beauty가 핫해졌고, 이는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로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화장품 선진국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품질력에 독창성, 창의적인 제품들이 많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그들의 니즈에 비해 트렌드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정보가 너무 부족해 항상 정보 갈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결핍을 20's POUCH가 적절히 해결 준 것 같다. 


트렌드 리포트는 이제 3회 차 발행을 앞두고 있다. 두 번의 리포트 발행을 통해 그 내용과 디자인적인 구성 모두 점점 그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해외 고정팬들도 생겼다. 빨리 3회 차를 발행해달라고 성화다. 


어려운 요청 일 수 있었으나, 20's POUCH 구성원들은 재밌겠다며 적극적으로 함께 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s POUCH의 화장품 트렌드 리포트가 K-BEAUTY의 트렌드를 대변하는 날이 곧 왔으면 한다. 


20's POUCH 화장품 트렌드 리포트 

ps. 해당 트렌드 리포트가 필요하신 분들은 jason@nextpangaea.com 연락 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부자(父子)의 프로젝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