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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Oct 27. 2022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작품으로 헤세의 대표 소설이자 자서전격인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처럼 헤세는 신학교에서 공부를 하였고, 전통과 인습에 얽매인 신학교 생활에 힘들어하곤 했는데, 헤세가 직접 겪고 느꼈던 것들이 녹아내려져 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20187


헤르만 헤세의 책들을 읽고 싶어, 첫 책으로 선정을 했는데, 사실 청소년 성장소설로 알고 있어 조금 망설이긴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내용이 깊이가 깊어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봐도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오히려 지금 책을 읽었기에 더 와닿았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의미가 궁금했다. 책을 읽는 내내 그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다. 첫 번째 힌트는 한스와 신학교 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얻을 수 있었다. 


아무튼 지치지 않도록 해야 하네. 그렇지 않으면 수레바퀴 아래 깔리게 될지도 모르니까


수레는 오프로드 자동차처럼 비포장도로에서도 잘 이동할 수 있게 생겼지만, 수레는 정해진 길만 이용해야 한다. 로마시대는 수레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도로 폭을 통일시키기도 했다. 수레와 수레가 다니는 길은 그 시대의 성공방정식을 의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스가 살던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신학교 입학은 성공적인 인생의 출발과도 같았다. 그들은 신학교 입학과 동시에 새로운 수레를 부여받아 졸업할 때까지 정해진 도로 위에서 열심히 수레를 끌어야 한다. 


수레 끌기는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수레 자체의 무게와 수레에 쌓인 짐의 무게로 인해 끌고 나가기 쉽지 않다. 자동차 핸들처럼 원활하게 방향을 조절할 수 있지도 않다. 그 무게와 속도를 견디지 못해 도로를 이탈할 기회만 엿보고 있다.  

장거리 수레 끌기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신학생만이 높은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다. 

주인공 한스는 결국 이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의 학창 시절이 자꾸만 떠올랐다. 한스의 이야기이고, 헤세의 이야기이지만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공부를 곧잘 하기는 했지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모른 채 주위의 높은 기대와 그 기대를 충족시켰다는 성취감이 계속 공부를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의 목표, 이상, 꿈 성취를 위한 공부가 아닌, 주위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부는 분명 그 한계가 있다. 어른이 되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할 때가 되었을 때 그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게 느껴졌다. 


한스가 신학교에서 했던 그 고민들, 헤세가 했던 그 고민을 나는 대학생 때,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고민했던 것 같다. 그 시기를 겪어낸 지금, 오히려 이 책이 더욱 와닿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청소년, 청소년을 자식으로 둔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한줄평: 우리는 잘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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