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트윗 갈무리

갈무리를 시작하며

by 빙구

내 트윗들이 어디 내놓을 만한 것들은 아니고 리트윗을 많이 받지도 않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중한 느낌이라 남겨둡니다.


2015.11.10

게이들이 일반에 비해 깨지기 쉬운 건 팩트임. 게이들이 싫증을 잘 낸다든가 하는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반 중심인 사회구조 속에 연애가 껴들어가질 못하니까 같이 할수있는게 한정되고 결국 쉽게 변하는 감정만으로 순수하게 만나니까 깨지기 쉽다는 것임. 요즘은 오래들 사귀더라고? 그건 그 커플들 개개가 기특한거고 게이들이 할수있는 일이 늘어나서지 장기연애가 별거아니기 때문은 아님.


게이들이 헤테로들에 비해 장기연애하는 사람의 비중이 적은 게 사실이고, 그건 게이들 각각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함. 장기연애 자체가 딱히 절대선은 아니지 않은지..? 애초에 게이들과 헤테로들은 연애를 보는 마음가짐 자체가 전혀 다름.


솔직히 말해서 헤테로들은 365일 24시간 주말 종로에 살고 있는 것이며..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가 이반시티이고 모든 이성과의 카톡이 잠재적으로 잭드인 것 아닌지? 연애든 뭐든 만남의 저변 자체가 차원이 다른데, 이런 저변의 차이 도외시하고 게이들은 연애기간이 짧으니 연애고자들이 많다 식으로 얘기하는 건 좀 듣기 거북한 것임.. 장기연애 십 몇년씩 하면서 속으로 곪을만큼 곪은 사람들을 내가 얼마나 많이봤는지.


헤테로랑 이쪽 비교하거나 연애 오래 못 끌고간다고 자아비판하는 게이들 좀 줄어들었으면.. 그런식으로 자기검열하고 움츠러들면 더 못 만나고 더 연애 못하게 되는 것임..


타인과 협업하고 일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기술, 양보하고 맞춰가는 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이들이 꽤 있는 건 부정할 수 없음. 그게 장기연애 못하는 것에 일조하기도 할 것이고.. 근데 이건 학습의 문제지 인성이 잘못돼서 그런 게 아님.


게이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자기부정에 시달렸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자기 에고를 강화하지 못하면 하루하루 살기조차 힘들었을 것인데 역설적으로 그 에고가 연애하는 데 도움이 되진 않음.. 그래서 게이들은 에고를 강화해서 자기방어를 하는 기술을 익혀 커뮤니티에 나오고, 그 에고를 깎는 기술까지 다시 익혀야 함. 그 과정의 부산물이 단기로 끝나는 게이 연애들인 것이고..


더 슬픈 건 게이들은 또래끼리 노는 경우가 많아서 먼저 겪은 사람으로부터 조언을 듣기도 매우 힘들다는 것임..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조언도 안해주는데 스스로 에고 살렸다가 깎았다가 하면서 생존스킬을 체득해야함 ㅜㅜ 게이들 넘 힘듬..


그러니까 짧게 끝나는 연애를 했더라도 스스로를 책망하지 말아요. 그게 쌓이고 경험이 되어서 나중에 진짜 좋은사람 만나게 될거예요. 우울해할 시간에 스스로를 가꾸고 자기한테 잘해주세요.


상대를 찾을 땐 먼저 자기 자신한테 잘해주고 잘 가꿀 것. 연애를 시작할 땐 좀 차분하게 보고 결정할 것. 딱 연애를 하게되면 조금씩 맞춰가면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쓸 것. 끝났으면 조금만 우울해하고 연애 밖의 일을 떠올리며 처음으로 돌아갈 것.


미래가 보이지 않고 뭘 어떻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감이 없으면 당장 눈앞에 있는 걸 덥석 잡게 돼 있는 심리는 십분 이해함 나도 그랬고. 근데 연애뿐만 아니라 세상이 다 그렇게 돌아가기 때문에.. 이건 겪어서 적응해가야 하는 문제


뭘 어떻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그 이유를 들어 지금 아무것도 안 하는 스스로를 합리화하지만 말길 바랍니다.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됩니다. 애인과 기회는 자기가 만든다는 말이 더 맞습니다. 모이는 장소에 가고 맘에 드는 사람한테 대시해보고.




2015.11.20


레미제라블에 감동하던 새끼들이 시위소리 좀 크고 통행 좀 불편하다는 이유로 시위대를 사회악처럼 여긴다는 건 모순적이지 않은가?



2015.11.25


스스로 생각을 하고 돌아보는 과정을 게을리하는 순간 나는 나에 대한 까방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든 그게 심사숙고 끝에 나온 것이고 신중하게 나온 말이라면 아무도 무턱대고 깔 수는 없다. 니가 생각한 만큼 남들도 널 생각해줄 것이다.



2015.11.29


1. 후회 : 난 후회라는 게 본질적으로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땐 왜 그랬을까 이랬으면 좋았잖아’류의 생각은 그때의 자신이 그걸 선택해야 했던 이유와 상황의 맥락을 삭제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어떤 선택을 할 때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미래의 나에게 말한다 : 후회는 하지 말라고. 덕분에 지금까지 살면서 아쉬웠던 선택은 좀 있어도 그것에 대해 과거의 나를 이해하니까 후회하고 자책하진 않는다. 그게 모여서 내가 된 거다. 피아노를 그만두었던 것도, 담배를 시작했던 것도 다 그때의 내게 필요했기 때문이고 지금 고생하고 아쉬워하지만 그게 싫진 않다. 그땐 그게 최선이었다고. 내게서 더 많은 걸 뽑아내려는 발악만 없어도 사는 게 얼마나 편한지. 이 생활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매번 선택의 순간마다 내가 얼마나 고민하는지는 나만 알고 있으면 된다. 사실 이렇게 사는 게 피곤한 일이긴 하다.


2. 군대 :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든 가장 존엄성을 잃는 곳. 생각하기는 괴로운 일이지만 그 경험이 없었으면 지금 내 멘탈도 이 수준은 아니었을 거다. 이걸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더 각성하고 살아야 한다. 살면서 내게 얹어지는 무게가 늘어나는 감각이 싫지 않다. 군대는 이런 내구성을 결과적으로 주었지만 그 안에서는 정말 많은 괴로움을 느껴야 했던 곳이고 다시 가는 건 정말 절대 싫다.




2015.11.30


이번 정부는 뭔가 특출나게 하나의 캐릭터로 묶는 것이 너무 힘들다. 노무현땐 맞습니다 맞고요가 있었고 이명박땐 여러분 이거다 거짓말인거 아시죠가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이번 정부를 보면 사실 너무 하나같이 다 또라이 같아서 한가지를 딱 꼽기가 너무 힘듬. 이산화까스라든가 우주가 도와준다든가 뭐 많은데 너무 고르기 어려운 것… 지나치게 또라이 같으니까 웬만큼 웃긴 걸로 만들어봐도 실시간으로 내뱉는 또라이 대사를 쫓아갈 수가 없어.


일베가 없었으면, 여성에 대한 일반화와 ~~녀 프레임이 없었으면 메갈의 공격성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베와 ~~녀 프레임은 무언가에 반발하여 생긴 안티테제인가? 그건 뭔가? 일베가 없으려면 전라도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면 되나? ~~녀 프레임은 어떤 일탈적 여성들이 남성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면 없었을까? 그 일탈적 여성과 상응하는 다른 일탈적 개체에게도 ~~무엇이라는 프레임을 붙였던가?




1주일에 한 번씩 갈무리 할 생각입니다. @idiophi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