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후반 어느 시점의 회고 인터뷰)
# 힘이 강한 국가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들, 그리고 러시아
힘이 강한 국가들은 나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유인을 체감했습니다. 애초에 나토가 탄생한 배경은 소련에 대한 두려움. 다시 말해 나토가입이 주는 이익이라는 것은 그러한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방비가 증액되고 강한 군사력을 갖게 되니, 그와 동시에 기존 맺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자원의 상손익©이 이전에 비해 불리해졌습니다. 즉, 동일한 맺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효율이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군사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시기에는 소련을 상대하려면 스스로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니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했으나, 역량이 강해진 시점에서는 기존의 연합 대상이 주는 가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겁니다. 당연히 상손익©도 악화되니, 이는 맺떼© 즉, 맺관계©에서 떼관계©로의 전환을 의미했습니다.
더군다나, 유럽 주요국가들의 재정상황 악화로, 힘의 격차가 존재하는 주변국들에 압력을 가해 유무형적인 이익을 얻는 것의 상손익©이 향상된 상황에서 나토의 존재는 오히려 장애물로 느껴지기에 충분했지요.
그러자 그전의 수십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때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러시아와의 맺관계©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나토회원국으로 묶여 있던 시절 러시아의 서진에 대해 두려움을 느겨 서로가 하나의 관계로 묶여 있던 시절과는 대조적으로 오히려 과거의 그 두려운 존재와 관계를 형성하기를 원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유럽국가들의 재정적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국방에 지출을 늘리는 것은 자연히 국내 구성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고, 외부 갈등은 일종의 막다른 골목에서의 탈출구이기도 했으니까.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더 이상 떼관계©의 대상이 아니라 맺관계©의 대상으로 재정의(떼맺©)되었습니다.
# 이에 대한 중국의 태도
Q : 그렇군요. 그럼, 당시 러시아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였는데, 중국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A(도이나) : 좋은 질문이네요. 말씀하셨다시피, 그 당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매우 친밀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그 이전부터 유럽내 일부 국가들과 중국과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신호가 있었고, 특히나 경제적 협력수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유럽의 기존 맺관계© 구조에서 미국이 비우게 된 일부의 자리를 중국이 새롭게 채우는 과정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나토 붕괴와 이후의 과정에서, 러시아와 유럽내 기존의 나토 구성국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형성된 구도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그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기를 원했지요. 그 이유는, 러시아가 중국과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은 러시아와 분명하게 협력하거나, 또는 러시아에 분명하게 등을 돌려서, 러시아가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주기 보다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국가들이 그들간의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만들고 그들이 서로의 자원을 소모시키는 상황이 본인들에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야만 그들의 힘이 약해지게 되었을 때, 중국이 그들과의 거래에서 상손익©상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될 테니까. 그것이 바로 중국이 그 구도에서 직접적인 개입을 삼가고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시에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지원을 하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중국은 러시아를 하위파트너로 인식했으나, 러시아가 다른 유럽국가들과의 맺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게 되면, 양국 간 상손익© 구조에도 변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경우 러시아는 더 많은 몫을 요구하는 동등한 관계로 이동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러시아는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자국에 대한 잠재적 해(害)로 인식했고, 러시아와 중국간의 관계 역시 재조정되는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다시 말해, 유럽에 대한 대응방식에 대한 입장 차이가 중러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part.1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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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등장하는 ©표시 개념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1. 글쓴이의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ido_khh)
2. 네이버 검색 ‘제항재립론’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제항재립론(EO-IRE)적용 텍스트이며, 2025년 12월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던 글을 일부 다듬어 다시 올린 것입니다. 원문은 글쓴이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