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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돈케어 Dec 07. 2023

이수정 교수의 정치출마에 대하여

정치 글 아님 주의

티브이에서 자주 보던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가 국민의힘 타이틀을 달고 정치에 출마한다고 한다. 지난 대선 때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 있어서 내심 놀랐다. 기사를 찾아보니 이 교수는 “생각이라는 게 살다 보면 변화한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래, 맞지. 생각은 언제든 변하지.


젊었을 적 나는 블로그에 글을 자주 쓰던 편이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서부터 ‘대기업의 마름이 되지 말자’까지 내 생각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패기 넘치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사회에 나오고 나니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다. ‘그럴 수도 있지’ ‘대기업 다니는 애들이 부럽네‘ 따위의 생각들을 하면서 예전에 내가 썼던 블로그 글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나는 블로그를 닫았고, 10여 년은 글을 쓰지 않았다.


과거의 생각이 현재의 나에게 걸림돌이 될 거 같았다. 과거의 발언이 현재의 내게 화살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그렇다고 내가 뭐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 그냥 그랬다. 돈에 굴복하여 내 신념을 바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나쁘기도 했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사람은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흡수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나가며 달라진다. 내가 가지는 신념, 생각, 사상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100세 교수로 유명한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신앙의 대상이 교리가 되면 곤란하다. 신앙의 대상은 진리가 돼야 한다.” 나의 삶, 생각과 신념도 마찬가지다. 내 신념의 대상이 어떠한 사상, **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 삶의 진리가 대상이 되어야 한다.


혹자는 뜻을 함께 같이하다 달라진 사람들에게 ‘변절자’, ‘배신자’라고 비판한다. 진리를 향한 길에 변절과 배신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너와 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 생각의 끝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아차린다면 우리는 더 너른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옛 블로그를 다시 들어가 봤다. 어떤 글은 내가 썼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고, 어떤 글은 믿기 힘들게 편협하다. ‘아, 젊을 때의 나는 이러했구나’ 하고 받아들이니 우리 후배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오늘도 한 발짝 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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