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다.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한다.
A. 국민의 권리와 의무
1) 권리는 물리적인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벤담은 권리가 가리키는 실체는 의제적인 실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실체를 ‘real entity’와 ‘fictitious entity’로 구분한다. 그중 ‘fictitious entity’에 해당하는 것은 성질, 관계, 집합 등으로, 문법 형식상 ‘real entity’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real entity’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김현철, 형식적 권리론: 권리의 개념구조에 대하여, 법철학연구, 제5권 제1호, 2002, 115쪽).
2) 15세기 프랑스 신학자 장 제르송(Jean Gerson)에 따르면, 권리(법, ius)는 누군가에게 고유하게 속하고 정당한 이성의 지시에 합치하는 권능(facultas honesta), 즉 권한(potestas)이다. 이러한 정의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 권리 개념을 권능, 즉 일정한 힘(특히 의사의 힘)으로 파악한 독일 법률 실증주의의 권리 이해까지 영향을 미쳤다(김현철, 앞의 논문, 116쪽). 영국의 오스틴은 권리의 근거가 이익에 있다고 설명하지만, 권리를 ‘타인에게 행위나 금지를 강요하는 능력 또는 권한’이라고 정의한다(김현철, 앞의 논문, 118쪽).
3) 하트(H. L. A. Hart)는 권리라는 단어를 전형적인 문맥 안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즉, “A는 B에게 10파운드를 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진술은 그 진술이 일정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어떤 특별하고 복잡한 배경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하트에 따르면 이 배경이 법체계(legal system)라는 것이다(김현철, 앞의 논문, 120쪽).
4) 라즈의 권리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X가 권리를 가질 수 있고(즉 권리능력이 있고) 또 다른 사정이 동일하다면, X의 복리(well-being) 즉 그의 이익이라는 측면이 어떤 다른 사람에게 의무를 지도록 할 충분한 근거가 된 경우 바로 그때만(if and only if) “X는 권리를 가진다.”(김현철, 앞의 논문, 121쪽).
5) 현대 서구에서도 과연 권리 중심의 사고가 변화하는 시대의 규범 현실과 적응할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가 제기되고 있고 그 회의는 권리의 개인주의적 기초 대신에 공동체주의적 기초를 규범론의 핵심으로 삼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6) 근대 이후에 나타난 헌법상의 권리는 ‘주관적 [개인적] 공권’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양면을 반영한다. 권리 주체에서도 이중적인 면이 드러난다.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와 의무의 주체는 문언으로 보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인 ‘대한민국 국민’이다. 통상 헌법은 한 국가의 법이지만, 입헌 민주주의 국가는 인간으로서 권리를 보장함을 전제로 성립한다. 외국인도 기본권의 주체로 인정하는 근거다.
7) 학설과 판례는 법인의 기본권 주체성도 인정한다. 반면, 형법에서는 자연인 아닌 법인의 범죄능력을 부정한다(대법원 1984. 10. 10. 82도2595). 범죄의 주체를 윤리적 인격자로 보기 때문이다. 균형이 맞지 않는다. 영미법계에서는 법인도 범죄 주체로 보는 경향이 있다(김종구, 해양 선박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와 기업의 형사책임: 영미의 사례 및 세월호 침몰사건과 관련하여, 해양환경안전학회지, 제20권 제6호, 2014, 721쪽).
8) 대한민국헌법도 국가에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부과한다. ‘대한민국’은 국적과 무관하게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가 있다. 다만, 국가는 국가안전보장, 질서 유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외국인의 기본권을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권보다 더 제한할 수 있다.
B. 인간의 존엄과 가치
1) 인간 존엄권의 보호영역을 확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① 먼저 일상생활과 학문의 용어로서 ‘존엄’은 자주 쓰는 개념이 아니다. ② 존엄 관념은 특정의 철학적인 전통에 의하지 않고서는 말하기 어렵다. ③ 인간 존엄이 제기하는 요청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존엄의 내용을 일반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언제나 구체적 경우에만 모습을 드러낸다(독일 연방헌법재판소 판례집, 제30권, 1쪽 아래 25쪽). 어떤 사회의 문명적이고 문화적인 전체 상황이 존엄의 관념과 현실을 정한다. ④ 마지막으로 존엄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관계가 문제다. 특히 인간 존엄권 보장의 독립성이 생명권, 평등권 또는 양심의 자유와 병렬적인가 하는 문제다. 존엄은 삶이고, 삶은 관계이며, 존중으로 확장하는 관념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다른 기본권의 원천이다.
2) 인간의 존엄과 가치 관련한 후마니타스(humanitas) 개념의 기원은 기원전(B.C.)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테렌티우스(기원전 185-159)의 희곡 작품에서 노예 크레메스는 “나도 한 인간이다. 인간인 한, 인간사 그 어떤 일도 나와 무관하지 않다.”라는 대사로 주인에게 신분상 노예이지만 평등한 인간으로 대할 것을 요구한다. 카를 마르크스는 이 대사를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3) 인본주의(humanismus) 또는 박애 사상(philanthropia)은 역사의 무대에 중요한 논제로 등장했다. 유럽의 휴머니즘에서 인간은 일반적으로 유럽인을 의미했다(Pieroth, Bodo & Schlink, Bernhard, Grundrechte: Staatsrecht Ⅱ, C. F. Mueller, 1995, 갓번호 383). 모든 사람은 모든 공적 사안에 대해 말하고 공론화하며 결정에 참여하고 행동하며 실천함으로써 존엄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존엄한 존재가 된다.
4) 법 문서에 존엄 개념이 나타난 것은 인류가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을 경험한 2차 세계대전 이후다. 국제 인권 문서로는 「세계인권선언」에서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서 평등하다고 규정한다(제1조)고 규정한 것이다. 헌법으로는 ‘서독 기본법’(1949)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훼손할 수 없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 권력의 책무이며, 독일 국민은 세상의 모든 인간 공동체와 평화 및 정의의 기초로서 불가침이고 불가양인 인권을 확인한다고 규정한 것이다(제1조).
C. 행복추구권
1) 행복추구권에서 ‘추구권’의 의미는 개별의 ‘행복’의 실현을 위해 각인이 누리는 자유이므로 ‘행복권’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견해가 있다(棟居快行, 幸福追求權について, ジュリスト, 제1089호, 1996. 5. 1 – 15, 1996, 180쪽). 그러나 개인은 자신의 주관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보장받아야 할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국가는 개인의 행복 내용과 행복 추구의 기회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행복추구권은 인간의 존엄권을 중심으로 하여 자유와 평등, 그리고 공화의 권리를 포함한다.
2) 행복추구권은 미국 헌법에서 유래한다. 행복추구권에 대한 접근방법은 세 가지다(이재승, 행복추구권의 기원과 본질, 민주법학, 제38호, 2008, 99-135쪽 참조). ① 자유주의 접근은 국가 간섭을 배제하고 개인의 삶을 자유롭게 추구한다. ② 공화주의 접근은 자유시장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의 틈을 채우는 정치철학이다. 행복은 단순히 물질적 쾌락이나 사적 행복의 탐닉이 아니라, 공공 생활의 적극적 참여와 자치를 의미하며, 보통 선거권과 공공교육을 중시한다. ③ 평등주의 접근은 복지권(right to welfare)의 정립을 목표한다. 국가의 적극적인 의무를 매개로 하여 행복한 삶의 물질적 조건의 구축에 관련된 권리다.
D. 기본권 확인과 보장의 국가 의무
1) 우리가 통상 말하는 기본권은 ‘기본적 인권’의 줄임말이다.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인권을 헌법 차원에서 확인하고 보장한 것이다.
2) 국가는 기본권을 확인하고, 존중하며, 보호하고, 충전하며, 촉진함으로써 보장할 의무가 있다. ① 확인은 헌법에 예시하지 않은 기본권을 발견하고 구체화하며 제도화하는 국가의 의무다. ② 존중은 국가가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다. ③ 보호는 사회적 강자 또는 다수에게서 국가가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다. ④ 충전은 개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충전해야 할 국가의 의무다. ⑤ 촉진은 개인이 기본권을 증진할 수 있도록 개인에게 인권을 알려주고 교육하며 관련 제도를 설립하는 등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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