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보보담

2021.2.1.월

by 김제숙

버나드 쇼의 묘비명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쓰여있다는데 그건 오역이란다. 나도 오역으로 읽힌다. 95세까지 살았으니 '우물쭈물'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보다 오래 살긴 했지만 나도 이 따위 것(죽음)이 닥칠 줄은 알고 있었어, 정도가 바른 해석일 듯 싶다.

그런데도 오역된 묘비명은 너무 유명해졌다.

여튼, '우물쭈물' 하다보니 2월이 되었다.


띠링, 알람이 왔다. 택배가 온단다. 도무지 올 게 없는데, 내가 주문해놓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게 있나 기억을 되짚어본다. 아무래도 없다. 알람을 찬찬히 보니 배달물품이 '보보담'이란다. 이건 또 뭣에 쓰는 물건인고 싶어 <다음>에 물어보았다.



애재라! 두어 달 전에 내가 신청한 사보였다. 이웃 브런치 작가의 글을 읽다가 책이어서 살펴보았더니 사보라는 거였다. 게다가 무료배송이라니. 당장 구독신청을 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더니 저쪽에서는 잊어버리지 않고 택배로 보내주었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IMG_8467.JPG
IMG_8490.JPG 내가 찍은 감천마을

이번 겨울호는 부산의 시장에 대한 이야기다. 부산의 오래된 과거와 지금이야기를 실어놓았다. 뒷부분 <문학의 풍경>도 부산에 대한 이야기다. 한 기업에서 묶어내고 있는 품격이 느껴지는 잡지다.


2월 첫날, 기분좋은 출발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