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제숙 Jan 31. 2021

게으름을 위하여

2021.1.31.일

게으른 아내에게 부지런한 남편이 점심 먹고 산책을 다녀오더니 오늘은 봄날씨처럼 따뜻하다고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따스해 보인다. 봄이 오고, 그 봄이 다가기 전에 마스크를 벗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전문가들은 아직 일년을 더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고들 하는데 그건 너무 가혹하다.


손주 설빔을 미리 샀었다. 오늘은 일요일이니 별일없이 쉬는 날이다. 그래서 하루키처럼 별일없는 일을 적어보고자 한다. 요즘 밤에 자기 전 몇 꼭지씩 읽는 하루키의 에세이는 정말 별일없는 이야기를 옆에 있는 사람에게 얘기하듯 써놓았다.

3시 무렵엔 EBS일요시네마 <일루셔니스트>를 보고 있었고,  - 으흠...예술의 마르지 않는 주제인 사랑얘기다 - 지금은 별일없는 일을 적는 시간.

남편이 자기 기준에서 나를 게으르다고 생각한다는 얘긴 며칠 전에 썼다. 그 게으름뱅이가 손주 설빔을 준비하기까지의 과정이다.



1. 인터넷 뒤져  아기에게 어울리는 옷 찾아서 주문하기

2. 택배 찾아오기

3. 포장 풀어서 주문한 사이즈 제대로 왔나 점검하기

4. 텍 제거하고 빨기

5. 주름 펴가며 개기

6. 선물상자에 넣기


이상은 게으른 사람이 손주 설빔 마련하기까지의 과정입니다.

나, 이거 뒤끝 있는 거죠?, 하하!

매거진의 이전글 도전, 미니시리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