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걷는 날. 가끔 자전거를 타던 길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라 강 또한 푸른 색이다.
일행 중 한 명이 강도 있고 바다도 있고 산도 있는 우리 도시가 참 아름답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다.
겨울 형산강
부산에서 태어난 나는 학창시절 대부분을 대구에서 보냈다. 가끔 바다가 그리웠다. 바다를 보기 위해 완행열차를 타고 부산에 가곤했다. 역에서 내려 태종대로 가는 버스를 타면 바다는 보이지 않는데 바다냄새부터 다가왔다. 그 냄새를 깊이 들이마시면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한동안은 잠잠히 지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주기적으로 바다를 보지 않아도 잘 살고 있다. 이제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졌나 싶었는데 오늘 생각해보니 바다와 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일부러 바다를 보러가는 일은 잘 없지만 바다가 있는 도시에 살아서 더 이상 그리워할 필요가 없어진 것 뿐이었다.
강 가를 걸은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바다 이야기로 마무리. 작문으로는 F 감이지만 살다가 가끔은 이런 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