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를 끝내고
몇 개의 남은 숨을 고르는 낙엽.
할머니가 끌고 다니는
유모차 바퀴 앞에 섰다.
바퀴 선생님,
저를 밟고 어디로 가시나요
날이 좋아
주인 할아버지 산소에 나물 캐러 갑니다
좀 이따 나물을 들어줘야 해요
바퀴 선생님,
모시는 분의 뜻에 따라
한평생을 데굴데굴 굴러다니시네요.
공장에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신선한 식물들을 담고
돌부리에 얼굴을 맞아왔잖아요.
바퀴 선생님은
동글동글한 주인댁처럼
고운 미소로 말하였다.
태어나서 한평생을 굴러온 건
주인댁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제 할 일 다 하면
당신처럼 사뿐히 내려앉아 쉬려고요
자식을 생각하는 무릎과
주인을 생각하는 바퀴는
오늘도 조금씩 닳는 소리를 내며
한 바퀴씩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