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휴직을 한 이유

-사직이냐 휴직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사직이냐 휴직이냐.. 벌써 몇년째 고민만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며 고민하던 나는 현재! 지금은! 휴직상태이다!! 작년 10월 말에 글을 쓰고 이제서야 글을 쓰는 이유를 오늘 풀어봐야겠다~~~


교사에게 연말이란 매우 바쁜 시즌이다! 특히나 내가 근무하는 고등학교에서는 (다른 모든 고등학교가 그렇겠지만) 생활기록부 작성에 온 힘을 매진하는 시즌이다~~ 아이들도 1년간의 학교생활을 생활기록부에 한 줄이라도 더 좋은 이야기가 실리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입에서 생활기록부 일명 생기부는 자신의 이력서이자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붙을 수 있을지를 정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만약 진짜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사실적으로 쓸 수 있다면 그나마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생활기록부 길라잡이에서도 말하듯이~~ 아이들의 인생이 걸려있으니 부정적인 말을 삼가고 최대한 좋은쪽으로 작성해주기를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온 영혼과 능력을 갈아 넣어서 한 아이 한 아이의 재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작성을 해주어야 한다. 한때는 이 제도가 매우 불평등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는 문과 계열 전공자라 글을 쓰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만 만약, 담임선생님이 수학과목이나 이과계열의 과목 선생님이면서 특히나 단답형으로만 작성하시는 선생님을 만난다면 분명 생활기록부의 결과물은 차이가 많이 날 것이다.


우리는 일명 소설을 쓴다고도 하는데 최대한 미화 시켜서 아이들이 진짜로 수업중 해낸 결과물을 대학의 입맛에 맞춰 쓰려고 노력한다. 위와같이 담임교사의 역량이나.. 사명감.. 그리고 사실기반으로 작성을 하는지 혹은 더 미화시켜서 작성을 해주는지에 따라서 아이들의 입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 결과는 작년 우리 고3아이들은 의대를 거의 10명 가까이 서울대 , 연대, 고대 등등 주요 대학을 수두룩 빽빽이 합격시킨 결과를 낳았다. 또한 (어느 학교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갈 수 있는 학교보다 더 수준이 높은 학교에 합격을 시키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학교로 이 지역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갈수록 너무나도 힘들었다. 옛날 아이들은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감사하다는 표현)을 자주 표현하며 진심으로 고마워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특히나 코로나 세대를 겪어온 아이들은 교사의 이러한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것 같다. 당연히 자신들을 위해 해주어야 한다는 태도를 많이들 보였고, 고맙다는 마음보다는 어느학교는 이렇게 해주는데 우리학교는 왜이러냐며 대놓고 비교?를 했고... 등등등 이하 생략을 하겠다. 아무튼 옛날에 비해 정말 기운빠지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여하튼, 1, 2월에 거쳐서 생기부를 모두 마감을 하고 나서 나는 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말 온갖 스트레스로 몸상태가 너무나도 좋지 않게 되었고 결국은 관리자이신 교장, 교감선생님께 휴직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모두들 다 힘들것임을 알지만, 그 사이 자잘한 민원이라든가 아이들과의 관계라든가 지칠대로 지친 나였다.


첫번째 글에서도 말했듯이 내가 근무하는 곳은 사립학교이기에 누군가가 빠진다는 것은 잘 굴러가던 톱니바뀌에 날이 하나 빠진것과 같다. 왜냐하면 담임을 할 자원이 빠져나가는 것이기에 누군가가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하니 관리자로서는 매우 힘드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눈칫밥과 시샘과 질투와 많은 스토리들이 있었지만 결국 승낙을 해주셨다.

그 이유인 즉슨 바로바로바로 난!임! 두둥. 난 원래 첫째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는동안 연년생으로 한 명을 더 낳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첫째와는 다르게 둘째는 찾아와주지 않았다. 그렇게 복직을 하였고 3년간 공강시간을 활용하여 산부인과를 다니며 과배란 약을 먹고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둘째를 준비하였다. 그렇게 3년간.... 수업때문에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을 하지 못한채 시간만 흘러갔다.


작년 이맘때 난임휴직에 대한 법령과 진단서 등 모든 자료는 다 준비해놓고... 교감선생님께 결국은 말하지 못하고 또다시 1년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 터울도 너무 많아지고... 온갖 호르몬의 노예와 긴 노동시간으로 온몸을 혹사시켰다. 그러다 보니 살도 점점 더 찌고...... 건강도 더 안좋아졌다.... 남들 다 쉽게 임신을 하는 것같은데 왜 나만 안되지? 라는 생각에 빠져버리니 ...만사를 제쳐두고 건강관리 및 시험관 시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난임!! 다들 한마디씩 하셨다 "이미 첫째 있는데 ~~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어떤사람은 내게 욕심도 많다고 했고, 또다른 사람을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냐는 사람도 있었고, 첫째도 그렇게 힘들게 키웠으면서 왜 또 그 길을 걸으려고 하느냐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와 남편은 한 명 혹은 쌍둥이로 두 명도 괜찮지 않겠냐는 청사진을 펼쳤다. 누가 키울지.. 이런것은 뒤로한채 첫째를 닮은 두번째 아이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래서 "에라이 모르겠다~"하며 관리자들께 말했고~~ 나 때문에 이사회가 열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사님들과 이사장님도 모두 모두 모이셔서 회의를 한 모양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법적인 보장도 있고 나라의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먼 미래를 봐서라도 좋겠다는 결론을 내신 모양이다. 드디어 허락이 떨어졌다. 국립학교에선 흔한 휴직일지 몰라도 사립학교에서 그것도 우리 학교에서 허락을 해주시다니!!!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진짜 감사합니다!! 라고 생각하며 그래도 내가 십여년을 넘게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2023년 3월!! 학교는 매우 바쁘게 돌아갔고 나는 내 생에 처음으로 (육아휴직 제외) 첫째를 온전히 케어하며 나 자신도 케어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을 얻게 된 것이다. 1차 시험관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패로 돌아갔고~~~ 이제 3개월동안 다시 건강을 돌보고 2차 시험관을 진행할 예정이다!!


친정엄마께서도 응원을 해주신다~~ 다들 아이를 열렬히 사랑하시는 분들이기에~~ 소중한 새 생명을 바라고 기다리신다~~ 자기 딸이 힘들것을 걱정하시면서도 응원을 해주는 것을 보니 역시 친정엄마는 사랑이다.


이렇게 나의 휴직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현재 나는 아침에 첫째를 유치원에 보내고 바로 운동을 하고 한의원에 다니며 몸에 좋다는 침도 맞고 약도 먹고 영양제도 챙기고~ 온전히 첫째도 케어하고~~ 그동안 못했던 집안 살림도 하며 또다른 삶의 출발선에 서 있다!!


가끔씩 학교에서 업무로 인한 전화가 올때마다 하루종일 편두통에 몸져 눕지만 ~~ 이렇게 귀한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하면서 둘째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글을 어느 누가 읽어줄 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나의 속깊은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온전한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밤10시 이후 혹은 아침 6시부터 학부모들의 연락에 시달리지 않으니... 그 점은.....정말 좋다...좋은 분들도 많으시지만..... 담임교사는 가정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신것 같다..... 퇴근후에도 야자를 빼달라며 허락을 구하는 아이들의 연락이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책임져야할 30명의 학급 아이들이 없다는 것이 나의 어깨의 짐을 조금 덜어주는 것 같다.


일단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우리나라 출산율에 기여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다음 글 부터는 나의 난임일기, 휴직러의 삶, 전업주부로서의 삶에 대한 글들이 이어질 것 같다. 이제는 진짜 글도 열심히 꼬박꼬박 써야지! 라고 다짐을 하며 이 편은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긴글을 읽어주신 분들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 오늘도 모두들 안녕히 주무시길.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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