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머물렀던 우주로의 이동이 현실화되면서, 미래 산업에 또 한 번의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인공 위성과 우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은 수많은 관련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수많은 우주 스타트업들이 앞다퉈 다수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 각광받는 우주 산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가 있으며,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을까?
저궤도 위성 통신이란, 지구와의 거리가 1만 5천km이하인 지구 저궤도에 있는 위성을 이용하는 차세대 통신망이다. 일반적으로 통신 위성은 늘 같은 위치에서 지상의 기지국과 안정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구와의 거리가 3만 6천km 떨어진 ‘정지궤도 위성’을 사용한다. 중력의 영향이 비교적 덜해, 지구의 자전속도와 위성의 공전속도를 일치시켜 늘 같은 자리에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통신 속도가 느리고 전파 손실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저궤도에 소형 위성을 여러 대 줄지어 띄우는 군집 위성을 통신 위성으로 활용하면, 비행기나 산 정상, 바다 한가운데를 포함한 대기권 어디서든 빠르고 끊기지 않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현재까지 4천대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 100만 명 이상의 개인 가입자를 대상으로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위성 인터넷 스타트업 ‘원웹(OneWeb)’도 지난 3월 발사를 통해 1세대 저궤도 군집 위성을 완성해, 올해 안에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저궤도 위성 통신과 우주 인터넷은 6세대 이동통신(6G)의 핵심 기술이자, 대규모 교통데이터를 빠르고 지속적으로 송수신해야 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자율주행모빌리티의 필수 기술로, 앞으로 더 큰 중요성을 띄게 될 시장이다.
위성 통신과 함께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위성 항법 시스템(GNSS)이다. 위성 항법 시스템이란,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으로부터 수신되는 전파를 이용해 3차원의 위치, 항법, 시각(PNT)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는 전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미국의 시스템인 ‘GPS’를 사용하고 있다. 네비게이션, 스마트폰, 드론 등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상용화될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자율주행차에도 필수적이다.
한국의 우주 스타트업 ‘인투스페이스’는 사용용도에 맞게 GPS 오차정보를 보정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미터(m)급으로 주어지는 GPS 정보를 시스템을 통해 100배 이상 정확도를 높여 센티미터(cm) 단위로 변환하는 서비스이다. 재난이나 조난 상황 긴급구조를 위한 앱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GPS를 대신할 한국형 위성 항법 시스템(KPS)을 현재 개발중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에 따르면, GPS 중단 시 미국에서만 하루 1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GPS가 중단되면 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독자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앞으로 KPS가 상용화될 경우, 더욱 정밀하고 신뢰성 있는 위치정보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더욱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우주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분야는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신사업 창출이 가능한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위성을 통해 얻은 모든 데이터 정보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우주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인공 위성 제작과 함께 위성 영상 데이터 판매, 위성 영상 분석 플랫폼 등 스페이스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해상화 기술을 활용하여 위성을 통해 들어오는 영상의 화질을 화소당 0.5미터까지 높여, 고객이 원하는 영상으로 제작해준다.
또한 위성 데이터 분석 플랫폼 ‘어스페이퍼(Earthpaper)’를 이용하면, 나라스페이스의 영상뿐 아니라 ‘에어버스(Airbus)’, ‘플래닛(Planet)’ 등 글로벌 위성 회사들의 영상을 구매할 수 있으며, 탄소 배출량 모니터링, 재해 모니터링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영상을 분석할 수 있다.
국내 공간정보 기업 ‘다비오’는 인공지능(AI)으로 위성 영상 이미지를 판독하여 필요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2D 형태로 촬영된 위성 영상을 3D로 구현해, 공간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항만의 입출항 선박 종류 판별이나, 산림의 불법 농막 단속 등에 도움을 준다.
우주는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민간인이 닿을 수 없는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2010년, 스페이스X의 새로운 도전을 기점으로 우주에 대한 관념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우주에 대한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며, 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주 산업에 대한 평가가 부풀려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페이스 버블(Space bubble)’을 경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민간 우주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우주 산업은 물리적으로 우주로 나가야 하는 발사체나 위성체 분야를 넘어서, 다양한 기술이 우주 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이미 다양한 4차 산업 기술의 선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엄청난 기회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이 숨겨진 공간, ‘우주’를 주목해야 할 때이다.
<References>
· “Navigating the transition from space systems to commercial services”, 2023.4.12, Kearney
· “Space: The missing element of your strategy”, 2023.3.27, McKinsey Insights
· “The role of space in driving sustainability, security, and development on Earth”, 2022, McKinsey Insights
· “A Platform Approach to Space Exploration”, 2022.11.22, HBR
· [Future Horizen+ 2021-4] 뉴 스페이스 시대의 뉴 패러다임, 2021.12.24, 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안형준 외, “우주항공 기술강국을 향한 전략과제”, 2018, 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신상우, [우주X4차산업혁명]우주 데이터 활용 사업, 201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곽수근, “세계 우주산업 규모 2030년 735조원… 한국 시장점유율은 1%”, 2023.1.12, 조선경제
· 원호섭, “달아오르는 우주패권 경쟁 제2의 ‘스페이스X’ 찾아라”, 2023.6.12, 매일경제
· 김기훈, “누리호 성공, 민간기업 300곳 기술 결정체…민간우주 시대 ‘성큼’”, 2023.05.25, 연합뉴스
· 황치규, “스페이스 테크 잡아라.. 빅클라우드부터 스타트업들까지 대공세”, 2022.5.30, 디지털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도 4차 산업혁명 중 ‘3D프린팅’”, 2021.07.03, 동아사이언스
· 김민수, “우주로 확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2021.11.08, 동아사이언스
iOS 유저는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