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GM세계경영연구원 Oct 27. 2023

경쟁사는 다 적일까?
적과의 동침을 시도하라!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말합니다. 고객에게 보다 완성도 높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요.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협력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데요. 고객들을 제품 개발에 참여시키기도 하고, 전혀 다른 업계의 회사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죠.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경쟁사들의 손까지 잡는, ‘경쟁적 협력’(Coopetition)이 늘고 있다는데요. 시장에서는 적으로서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바로 이 적들과 협력하는 거죠. 이게 정말 가능하냐고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다임러


다임러(Daimler AG)는 실제로 2005년 경쟁사인 GM, BMW그룹과 손을 잡았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업계에서는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이례적인 일이었죠. 다임러는 왜 이들과의 협력을 결심한 걸까요? 바로 공동으로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자동차 배기가스의 배출에 관한 규제를 강화했는데요. 그러자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내연 기관을 바꾸기 위한 연구에 돌입할 밖에 없었죠. 다임러는 다임러대로, GM과 BMW는 그들대로 같은 문제를 놓고 연구를 진행한 건데요. 그러다 다임러는 자신들이 결국 비슷한 연구에 중복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죠. 경쟁사인 GM과 BMW와 힘을 합쳐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을 확 줄여보기로요. 이들은 먼저 각 회사의 연구인력을 보내 공동개발센터를 꾸렸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전기 동력과 엔진 동력을 동시에 활용해, 연료 소모를 줄이는 ‘하이브리드카 시스템’을 개발했죠.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은 각 사의 특성에 맞게 재설계하거나 제조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했는데요. 덕분에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회사들은 자사에 꼭 필요한 기술을 예상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었죠.


다임러의 ‘경쟁적 협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0년에는 르노-닛산과 손을 잡았는데요. 이번에는 공동으로 공장을 설립해 시설과 설비 비용을 아꼈습니다. 자동차를 생산하다 보면 서로 다른 회사라고 해도 공통적으로 필요한 부품들이 있는데요. 이걸 한 공장에서 같이 생산하기로 한 거죠. 실제로 다임러의 메르세데츠 벤츠 C클래스와 르노-닛산의 인피니티 중형 세단에 들어가는 가솔린 엔진은 모두 이곳에서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다임러와 르노-닛산은 처음 예상했던 25억 유로(3조 3,500억)를 훌쩍 뛰어 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협력의 효과를 확인한 이들은 2010년 3개로 시작했던 협력 사업을 12개까지 늘리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죠. 







글로벌 

생활용품 

제조업체 

P&G


경쟁적 협력으로 성과를 낸 기업은 또 있는데요. P&G는 기저귀를 만들다가 쉽게 찢어지지 않는 비닐을 만드는 신기술, ‘임프레스(impress)’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걸로 음식포장 랩을 만들어 테스트 마켓에 출시해봤더니 소비자 반응도 뜨거웠죠. 그러나 시장 진출에는 여러 장애물들이 있었는데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제조시설을 갖춰 제품을 출시하자니,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던 거죠. 거기에다 시장에는 이미 경쟁사들이 득실득실해 실패 위험도 컸고요. 


고민 끝에 P&G는 결심했습니다. 업계의 오랜 경쟁사였던 클로록스(Clorox)와 협력하기로 말이죠. P&G는 기술을 제공하고, 클로록스는 그들이 가지고 있던 비닐 생산시설과 설비를 제공하기로 했는데요. 그렇게 이들은 클로록스 소유의 브랜드 ‘글래드(Glad)’를 만들었습니다. P&G는 이 브랜드의 지분 20%를 갖기로 했죠.


P&G는 제품개발을 위해 자사의 연구인력도 파견했는데요. 글래드 R&D팀은 P&G와 클로록스, 두 회사 직원들이 5:5에 가까운 비율로 채웠죠.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비닐 랩 ‘프레스앤실’과 쓰레기 봉투 ‘포스플렉스’입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글래드 제품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는데요. 덕분에 클로록스는 제품 판매이익과 함께, 10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글래드를 챙길 수 있었죠. P&G는 사장될 뻔한 기술을 살려 혁신의 주인공이라는 자부심을 살린 건 물론, 글래드 지분 20%를 통해 큰 투자 없이도 만족할 만한 이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이번 브런치도 도움이 되었나요?

'지니어스ON'을 설치하시면 IGM의 인사이트를 가장 빠르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유저는 여기를,

iOS 유저는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