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엘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과 저드슨 밀스Judson Mills는 1959년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 했습니다. “엄청난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성취한 사람은 적은 노력으로 같은 것을 얻은 사람보다 더 높은 가치를 느끼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죠.
가령, 10년 동안 알뜰살뜰 모아서 산 내 집은 다른 사람의 어떤 집보다도 더 소중하게 느끼고요. 자동차를 타고 편안히 다녀온 여행보다 자전거나 도보로 돌아본 여행이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 전 세계에 남아있는 54개 부족을 연구해보니 가혹한 입회 의식을 치르는 부족들일수록 내부 결속력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렇게 자신이 큰 고생을 했거나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은 일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심리적 현상을 '노력 정당화 효과Effort Justification Effect'라고 합니다. 이런 심리를 꿰뚫고 있으면, 경영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는데요.
1960년, 독일에서 인스턴트 케이크를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재료가 혼합된 제품이 처음으로 시장에 나왔는데요. 제품 기획자는 이 제품이 분명 엄청나게 판매될 것이라고 장담했죠. 하지만 그의 계산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오히려 가정주부들은 그 제품을 외면했는데요.
이 제품을 쓰면 노력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케이크를 만들 수 있어서 성취감이 전혀 없었던 거죠. 그래서 기획자는 소비자가 직접 재료에 달걀을 넣고 섞는 과정을 추가해서 조리법을 약간 번거롭게 만들었습니다.
제품의 주 소비자인 주부들이 케이크를 완성하는데 노력을 쏟을 수 있는 과정을 중간에 넣어준 거죠. 이 후, 이 제품은 주부들의 관심을 얻는데 성공하며, 불티나게 팔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불편을 완벽히 제거한 최고의 신제품인데, 어쩐지 반응이 뜨뜻미지근 하다고요? 그렇다면, '노력정당화 심리'를 고려해 보세요. 약간의 번거로움만으로 고객의 놀라운 애착과 충성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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