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할 때면, 기업의 리더들은 신년사를 통해 저마다의 비전과 각오를 밝히는데요. 대표로서 새해 첫 인사를 하는 자리인 만큼, 신년사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는 CEO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인사 담당 임원을 불러 작년, 재작년에 신년사에서 던진 메시지는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하고요. 별다른 새로운 이야기 거리가 없으면 새해의 경제 전망부터 성장 전략, 목표 매출 등을 엮어 신년사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한결같이 앞으로 이전에 없던 위기가 놓여 있으니, 앞으로도 힘을 합쳐 헤쳐나가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하는 내용이죠.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사자성어까지 섞어가며 절박함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에 절실하게 공감하던 직원들도 이러한 내용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무덤덤해지기까지 하는데요. 그렇다면 구성원들의 가슴에 살아 숨쉬는 신년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대로 된 신년사는 그 무엇보다 기업의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사명, 그 사명을 위해서 어떤 기준으로 일할 것인가를 담은 핵심가치, 이를 통해 무엇이 될 것인가를 강조하는 비전, 이 세 가지를 강조하셔야 하죠. 즉, 우리 회사가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무엇이며, 우리 회사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회사의 꿈은 무엇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왜 새해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가치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걸까요? 인간은 영적인 존재입니다. 근본적으로 가치에 의해 동기가 유발이 되는 존재이죠. 돈은 사람을 기분 좋게는 하지만 그것이 사람을 진정으로 감동시키는 경우는 드뭅니다. 가치를 위해 생명을 바치는 사람은 많지만 돈을 위해 바치는 경우는 많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을 움직이고자 하는 CEO는 항상 그들의 영적인 상태에 관심을 두셔야 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내면적으로 회사와 회사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기회 있을 때 마다 그 점을 터치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누구라도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는 신년은 바로 그 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고 그 때를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죠. 가치를 담은 신년사의 예를 하나 살펴볼까요?
여러분은 우리가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매일 아침 이렇게 나와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그것은 우리가 하는 일의 반 밖에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물론 돈도 법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일은 깨끗하고 영양가 있는 먹거리를 만들어 우리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사명을 ‘모든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진다’라고 정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올해도 식재료 선정부터 영업에 이르기까지 ‘정직’하게 ‘열정’을 갖고 임한다면, 모두가 업계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2030년까지 대한민국 식품 전문 top 10 기업이 되겠다’는 우리의 꿈에 새해에는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무식부터 직원들이 다 알고 있는 회사 가치관 얘기를 하라니, 혹시 다들 지루하게 그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전문가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직원들은 CEO가 가치관을 반복해서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식상해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것이 CEO의 언행과 일치한다면, 몇 번이고 반복할수록 효과는 더 좋다고 하는데요. 세기의 경영인이라고 불린 잭 웰치 전 회장(GE)은 가치관은 700번 이상 반복해서 말해야만 겨우 직원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기 시작한다고 하기도 했죠. 즉, 아무리 반복하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뜻입니다.
iOS 유저는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