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Starbucks), 쿠쿠(CUCKOO)
곳간이 넉넉하면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 성장 기회로 삼고, 돈이 없으면 몸을 웅크린 채로 생존에만 집중하는 건데요. 하지만 현금 보유량만으로 우리 회사 맞춤형 전략을 찾아내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럴 때 함께 고려하면 좋은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입니다. 두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어떤 전략이 나올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불황에는 좋은 기업들이 평소보다 싸게 매물로 나오는데요. 우리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면 인수한 기업에 그 브랜드 파워가 전이되는 긍정적 시너지 효과가 발생합니다. 사들인 기업의 가치를 보다 손쉽게 높일 수 있죠.
2001년 9.11테러가 벌어지자, 언제 어디서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이로 인해 여행산업은 큰 위기에 빠졌는데요. 세계적인 크루즈 업체 '카니발'은 지금이 M&A를 할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습니다. 평소 현금도 든든하게 보유하고 있었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았거든요. 때마침 경영난에 시달리던 ‘P&O 프린세스 크루즈’라는 업계 3위의 기업을 사들였습니다. 이 M&A는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요? 두 회사 모두 주가가 껑충 뛰어 올랐습니다. 원래 ‘P&O’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업계 1위의 기업이 인수를 하는 만큼 서비스 수준이 훌쩍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죠. 또한, 카니발은 업계 3위를 사들일 수 있을 만큼 탄탄하다는 것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카니발의 시장 점유율은 1년만에 50%에 달하게 되었고, 업계 1위의 자리를 확실하게 다질 수 있었죠.
현금이 부족한 기업은 불황이 닥치면 무작정 가격부터 내리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면 브랜드 가치까지 함께 떨어질 수가 있어서 위험한데요. 그럴 때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추가하는 프리미엄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2001년 IT 산업의 거품이 꺼지면서 카페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젊은 직장인들이 크게 줄었는데요. 이로 인해 카페 산업마저 큰 위기를 맞았고, 과감하게 매장을 확장해 오던 스타벅스는 현금 압박에 시달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여태껏 쌓아온 프리미엄 이미지가 망가질 위험이 있어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펼치기는 어려웠죠. 대신 스타벅스는 가격을 낮추지 않는 대신 매장에 무선 인터넷을 설치하고, 인테리어를 세련되게 바꾸었습니다. 오히려 음료 가격을 높이기까지 했는데요. 그러자 놀랍게도 스타벅스에는 이전보다 손님이 늘었습니다. 왜일까요? 사람들은 지친 삶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보내기 위해서 카페를 찾습니다. 특히, 삶이 더 팍팍해지는 불황에는 더욱 그랬죠. 하지만 다른 카페들은 가격을 내리느라 인테리어나 서비스 같은 부분에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었는데요. 덕분에 가격은 높지만 매장 분위기에 신경 쓴 스타벅스는 더 눈에 띌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전 년 보다 8%나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위치에 있는 회사들은 싸게 나온 유명한 기업 매물들을 보고 군침을 흘리게 됩니다. 그들을 사들이면 자신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거라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인수 기업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오히려 피인수 기업의 브랜드 파워까지 상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럴 때는 마케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황에는 너도나도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금만 투자해도 브랜드 인지도가 훌쩍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유명 가전제품 브랜드들의 전기밥솥을 대신 생산해주던 회사인 성광전자는 IMF 이후 가전회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자 주문이 뚝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쿠쿠(CUCKOO)라는 자사의 밥솥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그리고 쌓아두었던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50억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습니다. 다른 가전회사들이 마케팅을 줄이는 상황에서,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쿠쿠하세요~ 쿠쿠" CM송은 소비자들의 머리에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그 결과 출시 1년 3개월만에 국내 밥솥시장의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도 낮고 현금 보유도 적은 기업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이럴 때는 욕심내지 말고 현금 확보에 집중해야 합니다. 생존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계속 길어지는 경기 침체 상황, 주머니 사정에만 얽매여 다른 것은 생각치 못하고 계신가요? 현금 보유량과 함께, 우리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는 어느 정도인지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큰 도약을 이룰 ‘맞춤형 전략’을 찾으실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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