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는 겔러리 - 17세기 문화 예술
혼자보는 겔러리 - 17세기 네덜란드 미술
Jan Vermeer : The Music Lesson c.1665
Royal Collection Trust, London
네델란드 화가 중에서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단연 '베르메르'이다.
나의 미술사 교수님께서는 베르메르를 '베이미어'라는 발음으로 불렀다.
베르메르는 네덜란드식 발음이고 영어식으로는 '베이미어'에 가깝다.
나는 한국에서 익숙한 '베르메르'라는 이름을 쓰고자한다.
베르메르의 작품 [음악레슨]은 학생으로 보이는 여성과 선생으로 보이는 남성이
다소 은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오, 이게 레슨일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여성의 뒷모습에서 설레임, 긴장감, 약간의 요염함이 느껴졌고
남성역시 수업에 진지하게 몰두하는 모습은 아닌것 같다.
그들은 연인일까? 가장 가까운 감정은 왠지 '썸타는 관계'로 보인다.
작품명이 '음악레슨'이 아니라 '사제관계'라든지
'음악수업 받는 소녀'같은 은밀함을 감지케하는 타이틀이었다면
우리는 다소 그림이 설명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이미 읽어 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극히 사무적이고 표면적인 '음악레슨'은
관람자로하여금 훨씬 더 풍부한 상상력을 발동하게 만든다.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사제간의 불륜이 떠 오를 수도 있고
저 장면이후에 벌어질 갖가지 행동을 추리해 볼 수도 있다.
17세기 당대회화에서 음악은 '하모니'를 상징하였다.
그리고 음악은 중산층의 대표적인 문화였으며
정규교육 대상이 아니었던 여성들이 가정교사에게 언어, 그림과 함께 음악을 배웠던 것을 감안하면
그림속의 여인은 꽤 부유한 집안의 소녀일 것으로 추측된다.
테이블 위에 있는 흰색 화병은 해양무역의 황금기를 누렸던 네덜란드가
아시아에 오가면서 수입한 도자기(사치품)으로 보인다. 가정집에 이런 물건이 놓여있는 것은
그 집의 경제적 수준을 짐작케하고 또한 소녀의 순수함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순수함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을 재차 알 수 있는 것은,
원래 이 작품의 원제목이 'Lady at a Virginal'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버지날은 피아노처럼 보이는 소녀가 연주하고 있는 악기다.
그리고 악기명의 스펠링에서도 알 수 있듯이 Virginal은 '처녀의'또는 '순수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제목이 '버지널을 연주하는 여인'이라는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역시 '음악레슨'이라는 제목이 훨씬 다양한 감정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그림속의 바닥을 장식하는 대리석으로 보이는 흑백타일은 베르메르 작품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당시 델프트에서 유행하는 실내 장식으로 예상되며 그의 작업실이 이런 바닥으로 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화가의 작업실에는 물감을 흘리는 일도 많아서 닦기편한 타일을 이용하였을까?
카라바조에서 시작되는 바로크 미술은 베르메르에 이르러서는
과장된 표현보다는 현실보다 더 섬세한 표현으로 깊어진다.
특히 베르메르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의 움직임과 그로인한 반사광을
가장 감동적으로 펼쳐낸 작가라고 생각된다.
음악레슨에서도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도자기에 비친 빛, 소녀의 소매자락을 물들이는 황금색, 타일바닥을 흘러가는 빛의 움직임....
레슨을 받는 실내 모습은 여러가지 소품들으 다소 정리되지 않은 듯 배치되어 있다.
이것은 그녀와 그의 흔들리는 감정을 묘사하고자 함이었을까,
아님, 작가 자신이 뭔가에 혼란을 겪고 있은 것일까?
작품에는 정답이 없다.
작가의 의도나 의미가 있더라도 그 해답을 해석해 내는것은 고스란히 관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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