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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종규 Aug 27. 2016

그대로 두라

자연을 사랑하는 한 방법, 그대로 두기

한 사나이가 길을 가다 엄청난 금덩이를 주웠다. 집에 가서 마누라에게 얘기한다면 온 동네에 소문이 날터다. 먼저 마누라 입단속이 급선무다 생각하고 외딴 길 옆에 그것을 묻는다.


"내가 만지면 금, 남이 만지면 뱀."


멋지게 주문도 외고. 우연히 사나이의 행동을 목격한 한 노인이 있었다. 다음 날 마누라와 함께 사나이가 그 장소를 찾았다. 그러나 금이 묻혀 있어야 할 곳에 죽은 뱀이 한 마리 있다. 그것을 본 사나이가 뱀을 치면서


"야, 나야, 나."



체코나 독일이나 그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그대로 둔다는 것이다. 인공물조차 오래된 것을 유지하려고 한다. 원래의 것으로 복원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놀라울 정도다. 97년 들른 독일 남부 상트 블라지엔에 9세기의 바로크 성당이 있다. 반경이 36미터에 이르는 성당의 내부 돔은 2차 대전으로, 그리고 그 이전의 화재로 무척 오랫동안의 복원에 시달렸다(?). 훌륭한 자연을 지녔으면서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는 우리가 부끄럽다. 동강이 완전히 동강 날 지경에서 그나마 보존으로 방향이 굳혀졌다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상트 블라지엔 성당

(2000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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