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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요한 Jul 19. 2021

사회과학 방법론: <경험적 이론(귀론적 이론)>

<경험적 이론(귀론적 이론)>

 규범적 이론을 설명하며 경험에 대해 서술하였기에 중복되는 내용은 서술하지 않았다.


 경험이란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체험, 느꼈을 때 우리는 경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우리가 얻게 되는 경험은 굉장히 육체적이고 실존적인 단어이다. 그리고 경험은 자의든 타의든 즉, 계획이든 자연적 우연 요소에 의하든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경험에는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이 있다. 직접경험은 나[我] 자신이 ‘실재’의 현상에 대해 ‘실제’로 느낀 것을 말한다. 내가 뱀을 만져 털이 없고, 비늘이 있다고 결론을 낸다면 이는 직접경험이라 할 수 있다. 간접경험은 내가 아니라 타인이 한 경험의 지식을 얻은 것을 말한다. 우리가 수필을 읽는다면 이는 간접경험을 통해 지식을 얻었다 말할 수 있다.


 경험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진화과정 속에서 생존을 위해 유전되어 온 생존본능(간접경험)도 있다.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The current work, and indeed no existing work, has provided evidence that fear of snakes or spiders isinnate. said David Rakison, a psychology professor at Carnegie Mellon University who researches early infant development“     


 간접경험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간접경험이 직접경험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는 것이다ㅡ물론 반대로 직접경험이 간접경험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직접경험이라는 선입견이나 편견이 간접경험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경우 말이다.


 경험은 주관적이다. 자신 스스로가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서 인식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식이 먼저일까 경험이 먼저일까. 이 문제는 경험이 먼저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을 통해 의식을 쌓아 올렸기 때문이다. ‘의식’이 먼저라고 주장한다면 위의 연구결과를 생각해보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아니다. 배웠으니 아는 것이지, 아니까 배운 것이 아니다. 


 대관절, ‘경험한 뒤 인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경험적 이론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B 교수는 학생을 잘 가르친다’라는 직접경험을 했다고 가정하자. 학생 A는 학생들에게 B 교수가 잘 가르친다며 경험을 전달했다. 이에 학생 C가 B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 학생 C는 ‘B 교수는 A의 말과는 달리 잘 가르치지 못 한다.’라는 경험적 결론을 내렸다. 혹은 학생C가 ‘B교수는 A의 말과 같이 잘 가르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자. 


 ‘잘 가르친다’라는 개념 자체도 주관적이지만, 누구의 말이 옳은가. 알 수 없다. 우리는 개인의 인식, 가치에서 벗어나 타인의 의견을 듣고 비판, 논쟁할 때 옳은지 안 옳은지 알 수 있다. 단순히 주관적인 경험만으로는 절대적 진리를 주장할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람은 산소가 없다면 살 수 없다.’라는 주장은 어떤가. 직접경험으로 증명하고 간접경험으로도 증명 가능한 참 진리이다. 보통 대다수에게 통용되기에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잠정적으로 용인’ 가능한 의견이다. ‘인간은 두 발로 걸을 수 없다.’라는 진리를 진화의 과정에서 깬 것처럼 말이다.


 경험적 이론 자체가 경험을 통한 인식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때로는 자연적 규범과 구별하기 힘들기도 하다. 그리고 절대적 진리 또한 없으며, 잠정적 용인만 있기에, 주관에 의한 편견과 아집이 존재한다. 이는 경험적 이론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결국, 경험적 이론이란 개인이 경험을 하고 인식을 하여 사회적으로 인정 가능한 통념, 가설을 구성함을 의미한다. 이론에서 실제(praxis)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 없는 생각이 있다. 


 예컨대, 미생물은 실제(praxis)인가 실재(reality)인가. 미생물은 경험하기 전부터 존재하는 실재였다. 우리는 이를 나중에 발견했을 뿐이다. 하지만 현미경을 통해 경험함으로써 실제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는 실제인가 실재인가. 실제와 실재의 구분은 자연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의 분간처럼 구분이 쉽지 않다. 우리가 느낄 수 없는 것에 대해 결론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이 발견이 되기도 하고, 경험이 합의에 따라 규범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생물이 있으므로 경험에 따른 이론은 실재(reality)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둘 다 경험을 통해 증명된다면 실제와 실재의 구분은 필요 없는 개념이 아닌가. 


 다시 얘기로 돌아와 경험적 이론이란,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수한 경험(사회현상)을 하게 된다. 경험을 하면서 인식을 하게 되고, 호기심과 의구심으로 또다시 경험하게 된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인식을 하고, 사실(fact)을 도출하게 된다. 경험적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근거를 도출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통설과 실제(praxis)라는 개념이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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